제19회 장보고대상 국무총리상 |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온누리호

33년 태평양·남극 탐사한 해양조사선

2025-12-17 13:00:04 게재

망간단괴 광구 확보

해양생명자원 탐사

제19회 장보고대상 시상식에서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의 종합해양조사선 ‘온누리호’가 국무총리상을 수상했다.

해양수산부는 “온누리호는 국내 최초의 대양급 종합해양연구선으로서 지난 30여년간 태평양·남극 등을 탐사하며 국가 해양과학기술 발전에 기여하고 퇴역을 앞두고 있다”고 밝혔다.

1991년 노르웨이 칼슨 조선소에서 건조된 온누리호는 이듬해 3월 첫 출항 이후 태평양 심해저 광물자원 개발과 해양생명자원 확보를 위한 연구 산업 등을 진행해 왔다.

국내 최초 종합해양조사선 온누리호 모습. 사진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제공

‘온누리’는 ‘온 세상’을 뜻하는 순 우리말에서 따왔다. 12khz의 주파수를 가진 음향을 이용해 심해저 표면의 지형을 알아내는 ‘시빔(Seabeam)2000’, 3차원 해저지형탐사기, 해상중력계, 측심기 등 심해탐사장비를 비롯한 각종 연구장비를 탑재해 전 세계 대양을 대상으로 해양조사 연구활동을 펼쳤다.

온누리호는 1992~1993년 우리나라 최초 남극탐사를 수행했고 1999~2000년 국내 최초로 태평양을 횡단하며 연구활동을 진행했다. 1000톤급 연구선으로 대양을 건넌 사례는 드물었다. 연구자들은 거친 파도를 견디며 데이터를 모았고 무인잠수정 ‘해미래’를 투입해 태평양 깊은 바다 속 해저 시험에도 성공했다.

태평양 심해저 망간단괴에 대한 독점적 개발광구도 확보했다. 온누리호는 1994년 하와이 동남방 약2000㎞ 공해에 있는 심해저광구 15만㎢를 유엔(UN)에 등록하는 데 기여하고 망간단괴 개발을 위한 배타적 탐사권을 확보한 것이다.

당시 △3차원 해저지형 조사기술 △시료 채취기술 △심해저면 촬영기술 등을 개발하고 △해상 위치측정의 정밀도와 분석기술 향상을 통해 심해저 자원개발을 위한 정밀 탐사 기술기반도 구축했다.

공해상에서 해양생명자원 확보에도 공을 세웠다. 태평양 심해 열수구에 서식하는 해양고세균 ‘써모코커스 온누리누스 NA1’이 수소를 생산하는 대사작용을 세계 최초로 규명하고 이를 이용해 해양바이오수소 원천기술을 개발하고 실증 생산하는 것을 뒷받침했다.

해양과기원은 온누리호가 확보한 고세균을 활용해 민간기업에 ‘특수 호열성 DNA 중합효소기술’을 이전(2007년)하고 해당 기술을 바탕으로 파일롯 플랜트를 당진제철소에 설치, 제철소 부생가스를 이용해 하루에 5㎏ 규모의 바이오수소를 생산하는 실증에 성공했다.

온누리호를 통한 학술적 성과도 축적·확산됐다.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과학기술 분야 색인 데이터베이스 ‘SCIE’급 논문 430편을 발표했고, 그 중 64%가 우수 논문으로 평가됐다.

상위 10% 논문도 98편으로 23%에 달한다. 같은 기간 특허 출원·등록도 68건에 이른다.

정부는 지난 9월 온누리호 대체선 건조를 예비타당성조사 면제사업으로 확정했다. 새로 건조될 온누리2호는 총톤수 3500톤, 전장 82.2m, 폭 16.2m 규모로 내년부터 5년간 건조될 예정이다.

기존 기계식 추진에서 벗어나 디젤 발전-전기추진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적용해 국제 환경규제에 대응하고, 연구실 면적은 두 배 가까이 넓어진다. 동해·서해·동중국해 조사와 독도·이어도 관리, 기후변화 예측, 원전 오염수 추적 등 대양 기원 유해 물질 연구가 주요 임무다.

누리호는 선령 30년 즈음 주요 부품이 단종되고 건조사가 서비스 중단을 통보하자 중고품 및 비순정품을 조달해 유지 보수하며 운항을 이어왔다. 현재 선박 교체 선령 25년을 이미 초과했고 안전, 운항 효율 등에서 각종 해사 규제의 대상이 됐다. 안전사고에 대한 불안감과 전반적 감항능력 저하를 이유로 결국 2022년 배타적경제수역(EEZ) 너머로는 운항 불가 조치가 내려졌다.

현재 온누리호 대양 탐사 및 연구 수요는 2016년 취항한 5894톤급 이사부호가 맡고 있다. 온누리호 대체 건조사업이 완료되면 이사부호에 과도하게 쏠린 대양 탐사 업무 상당 부분은 줄어들 전망이다.

이희승 KIOST 원장은 “30여년 전 온누리호의 취항은 우리나라가 국제사회에 대양 탐사의 시작을 알리는 계기였다”며 “해상왕 장보고 정신을 계승하는 이 상의 의미를 되새겨 대한민국을 해양강국으로 이끄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정연근 기자 yg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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