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회 장보고대상 해양수산부장관상 | 최영호 해군사관학교 명예교수

“해양과학과 인문학 더 쉽게 알려야”

2025-12-17 13:00:05 게재

바다 주제 시·소설 연구

해양과학과 인문학을 통섭해 알리고 있는 최영호 해군사관학교 명예교수가 제19회 장보고대상 해양수산부장관상을 수상했다.

17일 해양수산부는 “최 교수는 바다를 주제로 한 소설과 시를 연구해 해양문학이라는 새로운 분야를 알리고 국민이 바다를 더 가깝게 느끼도록 만드는 데 기여했다”고 밝혔다.

문과생이었지만 1978년 해군사관학교 전기공학과에 입학한 최 교수는 뒷날 삼성전자 기술총괄사장, KT대표이사 등을 역임하며 한국 반도체신화에 기여한 황창규 사장(당시 교수) 등에게 배우면서 반도체 칩 속의 알고리즘에 빠져들었다.

최영호 해군사관학교 명예교수. 사진 최영호 제공

해사를 졸업하고 당시 인문학 교수요원을 선발하던 고려대 국문학과에 3학년생으로 입학, 박사학위와 문학평론가 자격까지 얻는 그는 해사 인문학 교수로 연구와 강의를 하면서 해양과학과 해양문학을 더 쉽게 국민에게 알렸다.

최 교수는 1960년대 신문연재소설 ‘바다의 왕자 장보고’를 발굴해 단행본으로 출간하고, 한국 최초의 남극탐험 소설인 ‘서해풍파’(1904년) 원본 발굴 및 번안출간 등을 통해 우리의 극지개척과 탐험의지를 북돋우고 우리 민족의 과학적 사유와 도전적 기상을 입증했다. 그는 3년 연속 해군사관학교 최우수 교수로 선정되는 등 미래의 해양 인재양성 교육에 학술적으로 이바지했다.

그는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의 해양과학기술자문위원장으로 심해저 잠수정을 함께 연구하며 자연과학자들의 거대한 연구업적에 매료됐고, 이 경험을 ‘한국 과학자의 심해유인잠수정 탑승기’와 ‘과학자들은 왜 깊은 바다로 갔을까? 바닷속 뜨거운 물이야기’ 등으로 출간했다.

최 교수는 독도접안시설 준공기념 대통령 기념비를 제작할 때(1997년) 기념비 비문을 작성하고, 해양문명교류사 차원의 해상실크로드사전과 국립해양조사원의 국가해양지도집 편찬에 공동 집필자로 참여했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과 고려대 민족문화연구소가 공동으로 기획한 한국해양과학문화사대계(전 10권) 편찬 작업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인공지능(AI)시대의 개척은 과잉 정보와 불안이 혼재된 연결의 위기를 해결과 직결됐다며 인공지능과 인간지능 간의 창의성 문제를 화두로 한 ‘과학과 인문학’, ‘휴먼 알 고리즘’, ‘아티스트 인 머신’ 등도 잇달아 번역해 소개했다. 그는 “인간이 만든 AI가 인간을 초월하는 시대”라며 “AI환각과 역설로 가득한 ‘디지털 바다’에 적응하며 그에 연결된 위기를 관통할 개척정신을 궁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보고 대사의 ‘해양개척정신’도 유리벽 속의 과거가 아니라 없는 길을 스스로 길이 되어 개척한 융합과 창조성의 본보기라고 강조한다.

그는 “육지의 길을 끊임없이 밟고 가는 길이지만 지나고 나면 흔적이 사라지는 바닷길은 앞 사람의 길을 품에 안고 새 길을 연다”며 “해양은 추월하는 게 아니라 ’포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연근 기자 yg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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