얇은 트러스 두께가 붕괴 원인이었나?

2025-12-17 13:00:19 게재

광주대표도서관 트러스 두께 다르게 설계

시 “구조안전성 검토 거쳐 문제없다” 해명

각기 다르게 설계·시공된 ‘삼각형 강철 뼈대 위쪽(지붕 트러스 상현재)’ 두께가 광주 대표도서관 붕괴 원인의 한 가지로 지목됐다. 게다가 두께가 가장 얇게 시공된 지붕 트러스 상현재가 하중을 못 이겨 뒤틀리면서 붕괴가 시작된 것으로 파악되면서 책임 공방이 예상된다.

큰 하중을 지탱하는 트러스 설치는 4차로 나눠 진행했는데 1차 구간이 24m이고, 2~4차 구간이 각각 48m(144m)다. 방국진 기자

17일 내일신문이 입수한 광주대표도서관(지하2층·지상2층) 설계도서 등에 따르면 붕괴된 도서관은 길이 168m 너비 19m 높이 10m 사각 강철 트러스와 바닥을 떠받치는 보(19m) 등을 이어 붙어 뼈대를 만들고 콘크리트를 붓는 방식으로 공사를 진행했다. 큰 하중을 지탱하는 트러스 설치는 4차로 나눠 진행했는데 1차 구간이 24m이고, 2~4차 구간이 각각 48m(144m)다. 24m인 1차 구간은 길이 6m 상·하현재 4개를, 2~4차 구간은 6m 상·하현재 8개를 각각 만들어 용접하는 방식으로 168m를 만들었다.

문제는 트러스 상·하현재 두께가 6m마다 12·16·20·24㎜로 각각 다르게 설계 및 시공된 점이다. 우선 강철 기둥과 가장 가까운 상현재 부분이 20㎜(지상 하현재 24㎜)로 가장 두껍고, 그 다음이 12㎜로 가장 얇게 설계 시공됐다. 이렇게 되면 용접 단면이 갑자기 줄어 하중에 취약할 수 있다. 게다가 붕괴 당시 트러스 3차 구간 옥상에선 바닥판(데크) 자재 변경으로 중량이 늘어난 콘크리트 타설 공사가 한창이었다. 지난 4월 이뤄진 자재 변경으로 3차 구간 콘크리트 중량이 50톤 정도 늘면서 그만큼 하중이 더해졌다.

이런 우려처럼 하중에 취약한 부분과 붕괴 시작 지점이 거의 일치했다.

건축 구조 전문가 등과 붕괴 영상을 분석한 결과 트러스 3차 구간 중 두께가 가장 얇은 부분부터 뒤틀려 꺾이면서 붕괴가 시작됐다. 경찰 관계자는 “사고 영상을 보면 그렇게 볼 수 있다”면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정밀 감식 등이 남아 있어 아직 특정하기 어렵지만 얇아진 트러스 두께도 살피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트러스 두께가 다르게 설계 및 시공된 이유를 공사비 절감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도서관 예산은 2020년 516억원으로 확정됐고, 설계는 2021년 12월에 끝났다. 그 사이 물가 등이 올랐지만 공사비 증액이 안 되면서 절감 요인이 생겼다. 업계 관계자는 “트러스 두께를 줄이면 자재비 약 10%를 절감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광주시는 트러스 상·하현재 두께 설계와 자재 변경 때 구조안정성 검토를 모두 거쳐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광주시 종합건설본부 관계자는 “트러스 상·하현재 두께는 통상 기둥과 가까운 곳이 가장 두껍고 중간지점을 얇게 설계한다”면서 “구조안정성 검토를 모두 거쳐 설계 시공해 문제될 게 없다”고 해명했다.

한편 광주 도서관 붕괴사고를 수사 중인 경찰은 16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과 현장 감식을 진행했고, 시공사 관계자 등 4명을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방국진 기자 kjb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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