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고려아연 미 제련소, 한미 동맹의 상징 자산”
미 상무부·국방부 직접 지원…핵심광물 공급망 재편의 핵심 파트너 부상
고려아연이 추진하는 미국 제련소 건설 프로젝트를 두고 증권가의 호평이 잇따르고 있다.
17일 주요 증권사에 따르면 이번 투자를 계기로 고려아연이 미국 정부의 전략자산이자 한미 경제안보 동맹을 상징하는 핵심 기업으로 위상이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맥쿼리증권 홍광표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미국 정부는 희토류와 핵심광물 제련 역량을 자국으로 회귀시키기 위해 고려아연에 투자하고 있다”며 “고려아연은 미국 정부의 전략자산으로 부상했다”고 분석했다.
MP머티리얼즈에 이은 추가 투자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고려아연은 최근 미국 상무부와 전쟁부(국방부)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미국 테네시주 클락스빌에 대규모 제련소를 건설한다. 투자 규모는 자본적지출 기준 약 10조 원에 달한다. 운영자금과 금융비용을 포함하면 총 11조원 수준이다.
미국 제련소는 2029년부터 단계적으로 가동된다. 연간 약 110만 톤의 원료를 처리한다. 최종 제품 생산량은 54만 톤에 이른다. 아연·연·동 등 기초금속과 금·은 등 귀금속이 포함된다.
안티모니·갈륨·게르마늄 등 전략광물과 반도체 황산도 생산한다.
다올투자증권 이정우 연구원은 이를 두고 “작은 온산제련소의 미국 상륙”이라고 표현했다. 이 연구원은 “AI, 데이터센터, 방위산업에 필요한 핵심 광물들”이라며 “전략광물 밸류체인 다변화를 추진하는 미국의 니즈와 정확히 맞아떨어진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미국 제련소가 생산할 광물은 미국 내 수입 의존도가 높은 품목들”이라며 “아연 30만톤, 연 20만톤, 구리 3만5000톤, 은 1000톤, 금 5.8톤 등은 판매에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한투자증권 박광래 연구원은 “미국의 공급망 재편 전략에서 고려아연이 핵심 파트너로 자리 잡았다는 의미”라고 평가했다. 박 연구원은 “상무부와 전쟁부의 직접적인 지원은 이 프로젝트가 단순한 민간 투자를 넘어 한미 경제안보 동맹의 상징 자산임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박 연구원은 특히 미국 정부의 관여 수준을 주목했다. 그는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이 이번 계약을 ‘미국의 큰 승리’라고 표현한 점이 이를 상징한다”고 말했다.
삼성증권 백재승 연구원은 신중한 시각 속에서도 긍정 평가를 내놨다. 백 연구원은 “성과는 금속 가격과 차입금리 수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면서도 “미국 공급망 밸류체인에 직접 참여하는 만큼 판매 불확실성은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증권가는 고려아연 미국 제련소가 단순한 해외 투자 사례를 넘어 미국 핵심광물 전략과 맞물린 지정학적 자산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