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강북횡단 지하고속도로 추진

2025-12-18 13:00:01 게재

내부순환로·북부간선도로 지하화 계획

고가 철거·지상도로 정비…왕복 6차로

서울시가 강북을 가로지르는 지하도로 건설을 추진한다. 내부순환로와 북부간선도로를 지하화하고 지상차로를 2~4차선 확대해 왕복 6차로 대형 도로를 만든다는 구상이다. 고가도로 구조물로 단절됐던 지역 단절 문제를 해소하고 강북권 지역 발전을 앞당기겠다는 시도다.

시는 18일 이같은 내용을 뼈대로 한 ‘강북횡단 지하도시고속도로 건설 계획’을 발표했다.

성산 나들목(IC)부터 신내 나들목까지 서울 강북권을 가로지르는 내부순환로·북부간선도로 지하 약 20.5㎞ 구간에 왕복 6차로의 지하도로를 신설하고 개통 이후 기존 고가도로를 철거할 계획이다. 고가도로 철거가 완료되면 상부 공간에는 기존 구조물이 차지하던 공간을 활용해 2차로의 지상 도로를 추가 확보한다. 이를 통해 도로 용량이 10% 이상 상승할 것으로 예측된다. 시의 분석 결과 평균 통행속도도 시속 67㎞까지 올라갈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시가 내부순환로와 북부간선도로를 철거한 뒤 강북을 횡단하는 지하도로 건설을 추진한다. 내부순환로 철거 전 홍제천. 사진 서울시 제공

고가도로 때문에 정비가 어려웠던 홍제천·묵동천은 복원한다. 수변 여가 공간을 조성하고 단절된 도시 구조를 회복함으로써 강북 전반의 도시 경관과 정주 환경을 새롭게 바꿀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지하도시고속도로 건설, 기존 고가 철거 및 지상도로 정비에 소요되는 예산은 약 3조4000억원으로 추산했다. 다만 이는 사업계획 단계에서의 잠정 수치로 향후 교통 수요 전망과 혼잡 완화 효과, 재정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사업 규모와 추진 방식 등을 구체화한다는 구상이다.

◆유지관리비, 한해 400억원 = 1990년대 중반 개통된 내부순환로와 북부간선도로는 서울 강북 중심부를 횡단하며 지역간 빠른 이동을 담당했다. 하지만 거대한 고가도로 구조물이 지상부 공간까지 크게 차지하면서 지역이 단절되고 개발 계획을 어렵게 한다는 지적을 받았다.

강북 지역에는 서울 전체 인구의 47%에 해당하는 약 454만명이 거주 중이지만 도시고속도로 전체 길이는 96㎞로 서울 전체(243㎞)의 40%에 머물렀다. 두 도로는 이 같은 도로 상황 속에서 지난 30년간 강북 교통 수요를 떠안아 왔지만 성산~하월곡 일일 약 13만대, 하월곡~신내 구간 약 9만대 등 많은 차량이 이용하면서 출퇴근 시간대 정체가 반복되고 있다. 가장 복잡한 시간대인 이른바 러시아워 평균 통행속도는 시속 34.5㎞로 간선도로 기능을 상실했다는 것이 시의 설명이다.

거대한 고가 구조물로 인한 도시 단절도 강북의 지역 경쟁력을 가로막는 요인이 됐다. 고가 하부 공간의 그늘과 소음, 침체된 환경은 주변 상권과 주거지의 연결성을 약화시키고 낙후된 보행환경을 만든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건설한지 30년이 된 노후 도로 관리도 부담이다. 내부순환로와 북부간선도로 유지관리비는 올해 391억원에서 2055년 989억원으로 3배 가까이 증가할 전망이다. 안전 위협과 재정 부담이 동시에 가중되는 셈이다.

시민 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큰 사업인 만큼 시는 내년부터 사업 추진을 위한 실국 통합 추진기구인 ‘강북전성시대 기획단’을 만들어 운영할 예정이다. 시와 자치구 지역주민과 전문가가 참여하는 민·관·학 협의체를 구성해 시민이 만족할 수 있는 계획안을 만든다는 목표도 세웠다.

시 관계자는 “노후 고가도로의 기능 저하 문제를 해소하고 고가도로를 중심으로 형성된 비효율적 도시 공간을 개선해 교통·생활·자연 환경이 조화를 이루는 미래형 도시공간으로 재편하는 것이 이번 사업의 목표”라고 설명했다.

오세훈 시장은 “강북의 도약은 단순한 지역 균형을 넘어 서울의 미래를 새로 쓰는 대전환의 출발점”이라며 “강북횡단 지하도시고속도로 건설사업은 지역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향상 시키는 ‘강북 전성시대’의 핵심 전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제형 기자 brother@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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