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도 징계? 세 갈래 길 앞에 선 국힘
한동훈·친한계 원외 3~4명 추가징계 가능성
①친한계 축출 뒤 장동혁체제 ‘독주’ 시나리오
②비대위 전환 ③지방선거까지 ‘어정쩡 동거’
국민의힘이 친한계(한동훈) 김종혁 전 최고위원 징계를 둘러싼 갈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친한계를 겨냥한 추가징계 가능성이 점쳐진다. 출범 반년도 안 된 장동혁체제가 새해초 중대 갈림길에 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8일 복수의 국민의힘 관계자에 따르면 장 대표 주변에서는 친한계를 겨냥한 징계 요구가 강해지고 있다. “친한계가 탄핵 찬성에 이어 끝없이 내부총질을 하면서 당을 위기에 빠뜨리고 있다”는 인식이다. 장 대표는 17일 “‘밖에 있는 적 50명보다 내부의 적 한 명이 더 무섭다’는 말도 한 바 있다”고 언급했다. 당내에서는 김 전 최고위원에 이어 한 전 대표와 다른 친한계 원외 인사 3~4명에 대한 추가징계 가능성이 거론된다. 한 전 대표는 가족이 관련된 ‘당원게시판 의혹’으로 당무감사위 조사를 받고 있다. 다른 친한계 원외 인사들은 김 전 최고위원과 마찬가지로 언론에 나와 ‘해당 발언’을 했다는 비판을 받는다.
장 대표는 최근 무더기 징계 사태를 대비해 당 윤리위 구성에 속도를 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윤리위원장은 공석이다. 윤리위가 징계 여부를 최종 결정한다. 장 대표는 윤리위원장 후보군을 추려서 자체 검증을 진행 중이라는 후문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조만간 윤리위를 구성할 것이다. 내달(2026년 1월) 안으로 징계를 마무리하고 지방선거 정국으로 전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 전 대표 등 친한계를 겨냥한 징계 시도가 이어질 경우 국민의힘은 중대 갈림길에 설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다. 크게 세 갈래 길이 거론된다. 우선 당이 극심한 분열에 휩싸이면서 사실상 분당 사태로 치닫는 것이다. 징계를 수용할 수 없는 친한계가 당을 나가고, 장동혁체제가 독주하는 시나리오가 거론된다. 두 번째 시나리오는 장동혁체제가 거꾸로 무너지는 사태다. 당내에서 거론되는 ‘2월 위기설’이 현실화되는 것이다. 당 일각에서는 장 대표가 ‘계엄 사과’ ‘윤석열과의 절연’을 거부하면서 당 지지율이 정체 현상을 보이자, 장동혁체제를 더 이상 유지하기 어려운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왔다. 비대위 전환론인 셈이다.
세 번째 시나리오는 지금처럼 ‘어정쩡한 동거’가 당분간 계속되는 것이다. 친한계 징계를 둘러싼 갈등이 계속되는 불안정한 상황에서 지방선거 이후로 모든 결정을 미룬다는 시나리오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