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기고
2027학년도 대수능, 이과 수험생의 과탐 선택
2027학년도 대수능에서 자연계열 모집은 여전히 수학(미적분/기하)과 과학탐구의 성취도를 핵심 지표로 평가한다. 때문에 일부 학생이 제기하는 “사탐 선택을 통한 쉬운 고득점 전략”은 자연계열 지원에서는 더 이상 현실적이지 않다. 사탐을 선택할 경우 지원 가능한 학과가 대폭 제한되고, 대부분 대학의 자연계 전형에서 과탐 필수 반영이 유지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과 수험생에게 과탐 선택은 선택이 아니라 사실상 학과 경쟁력 확보를 위한 필수 과정에 가깝다.
과탐 내 선택은 2027학년도에도 I과목 중심 구조가 확고하며, 학생들은 물리·화학·생명과학·지구과학 중 2과목을 택해야 한다. 문제는 이 네 과목의 난도·표준점수·응시자 수·학습 요구량이 크게 다르기 때문에, 단순히 “쉬워 보이는 과목”을 골라서는 득점 안정성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즉, 2027 대수능 과탐 선택의 핵심은 전공 적합성과 점수 구조, 실수 위험성의 균형을 어떻게 잡느냐에 달려 있다.
왜 이과생에게 사탐은 불리한가?
첫째, 대부분 자연계열 학과는 과탐 필수를 유지한다. 특히 의치한·수의·약학, 그리고 주요 공대는 과탐 미이수 시 지원 자체가 불가하다. 둘째, 사탐을 선택해 수능 표점이 다소 높아지더라도, 전형 내 실질 반영 점수에서 과탐 미이수로 인한 손해가 훨씬 크다. 셋째, 대학은 과탐 성취도를 자연계 학업 역량의 대표 지표로 보기 때문에 사탐 선택은 상위권에서는 사실상 ‘경쟁 포기’에 가깝다.
과탐 네 과목의 유·불리 구조
물리학 I은 상위권 비중이 높아 난도 상승 시 표준점수 이익이 크다. 대신 개념적 깊이가 요구돼 중위권 학생에게는 장벽이 존재한다. 화학 I은 학습 구조가 안정적이며, 공대·약학과 전공 연결성이 좋다. 꾸준히 준비하면 점수 회수가 확실한 편이다. 생명과학 I은 응시자 수가 가장 많아 한 문제 실수의 타격이 크다. 난도 폭에 따라 표준점수 상한이 크게 흔들리는 대표 과목이다. 지구과학 I은 접근성이 높지만 상위권 응시 비율이 낮아 표준점수 최고점이 상대적으로 낮은 구조다.
결론 : 사탐 배제는 ‘선택’이 아니라 자연계 경쟁의 전제 조건
2027학년도 수험생이 이과로서 자연계열 경쟁력을 확보하고자 한다면, 사탐 선택은 현실적인 대안이 되기 어렵다. 대학이 요구하는 전공 적합성, 표준점수 반영 방식, 학업 역량 검증 측면에서 과탐 2과목 선택은 필수적이자 전략적인 결정이다. 결국 수험생이 해야 할 일은 “쉬워 보이는 과목”을 고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사고방식과 맞는 과목, 전공과의 연계성, 실전에서의 점수 안정성 등 이 세 가지를 기준으로 최적 조합을 찾는 일이다. 2027학년도 대입에서 과탐 선택은 더 이상 단순한 부담이 아니라, 자연계 진학의 문을 여는 핵심 열쇠로 기능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