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범 고려아연 회장–노조, 고용·투자 안정 공감대
미국 제련소 건설, 온산제련소 ‘지속 확장’ 계기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미국 제련소 건설이 국내 온산제련소의 고용과 투자를 약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지속 확장의 기회가 될 것이라는 점을 노조와 공유했다. 해외 투자와 국내 거점의 상호보완적 성장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18일 고려아연에 따르면 최 회장은 지난 17일 울산 온산제련소를 찾아 문병국 현 노조위원장과 최근 선출된 이은선 차기 노조위원장 당선자를 만나 미국 제련소 건설 배경과 중장기 성장 전략을 설명하고 의견을 나눴다. 이 자리에서 최 회장과 노조 측은 미국 제련소 투자가 온산제련소의 위상을 세계 최고 수준의 비철금속 종합제련소로 재확인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최 회장은 “미국 제련소 건설로 온산제련소의 고용이나 투자가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는 사실과 다르다”며 “온산제련소의 안정적인 고용 기조는 흔들림이 없고, 투자 역시 감소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미 지역에서 급증하는 핵심광물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투자이며, 검토 단계부터 사업성·기술 경쟁력·온산제련소와의 시너지를 면밀히 분석했다는 설명이다.
실제 고려아연은 미국 제련소 건설과 운영 과정에서 온산제련소 인력을 일부 투입하는 동시에, 그에 따른 대체 인력을 새로 채용할 계획이다. 더불어 온산제련소 내 핵심광물 신규 설비 건설과 운영을 통해 추가 인력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채용 확대 기조도 이어지고 있다. 고려아연은 2026년 대졸 신입사원 채용 규모를 기존 계획의 두 배로 늘리기로 했다. 임직원 수는 2020년 말 1396명에서 2025년 12월 현재 2085명으로 49% 증가했다. 지난 5년간 연평균 증가율은 약 10%에 달한다.
최 회장은 1990년대 후반 호주 썬메탈제련소(SMC) 건설 사례도 언급했다. 당시 해외 투자 이후 기술 축적과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이 이뤄지면서 온산제련소에 대한 추가 투자와 인력 채용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그는 “이번 미국 제련소 투자에서도 같은 선순환 구조가 재현될 것”이라고 말했다.
노조 측도 이에 화답했다. 문병국 위원장과 이은선 당선자는 미국 제련소 건설이 국내 사업과 대립되는 것이 아니라 상호보완적으로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데 의견을 같이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 관계자는 “해외 시장 개척을 통한 글로벌 경쟁력 강화는 결국 온산제련소의 안정성 강화와 미래 투자 확대로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미국 정부의 투자와 지원을 받아 현지에 대규모 제련소를 건설할 수 있는 역량은 노사가 회사의 비전과 방향에 공감하며 신뢰를 쌓아온 결과”라며 “온산제련소의 지속가능한 성장과 고용 안정을 최우선 가치로 삼고, 주요 경영 현안에 대해 노조와 충분히 소통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최 회장과 노조는 이번 미국 제련소 투자가 고려아연의 기술력과 사업 역량을 대외적으로 입증하는 계기가 되는 동시에, 세계 1위 종합 비철금속 제련기업을 넘어 글로벌 친환경 에너지·소재 기업으로 도약하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는 인식을 공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