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보-손보, 수입보험료 격차 더 벌어지나

2025-12-19 13:00:03 게재

손보 역전 이후 고착화

손해보험사들의 수입보험료가 생명보험사를 앞지르더니 격차가 더 벌어지는 모양새다. 19일 보험개발원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 1~9월 손해보험사의 수입보험료가 생명보험사를 앞지르고 있다.

수입보험료란 보험회사가 일정 기간 또는 한 회계연도를 기준으로 고객들로부터 받은 보험료를 말한다. 주로 전체 보험시장 규모를 파악할 때 쓰인다.

국내 보험업계는 생명보험이 손해보험보다 월등한 위치에 있었다. 수입보험료 100조원을 돌파한 것도 생명보험이 먼저다. 손해보험이 수입보험료 100조원을 넘어선 것은 최근인 2020년이다. 손해보험업계로서는 큰형인 생명보험의 수입보험료를 넘보지도 못했다. 그런데 이 구조가 깨진 것은 2023년이다. 2022년만해도 132조원에 넘던 생명보험 수입보험료는 2023년 112조로 곤두박질 쳤다. 손해보험사 수입보험료는 꾸준히 늘어 같은해 124조원을 기록했다. 첫 역전현상이다.

2023년 손해보험 수입보험료와 생명보험 수입보험료 차이는 12조4000억원 가량 났다. 생명보험은 2024년 113조원으로 수입보험료가 다소 증가했지만 손해보험 수입보험료는 127조원으로 그 격차를 13조8000억원으로 늘렸다.

올해도 생명보험사들이 이를 되돌리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올 1월부터 9월까지 생명보험사 수입보험료는 89조4170억원 수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0.7% 늘어났다. 손해보험사 수입보험료는 94조9659억원으로 같은 기간 6.3% 가량 늘었다. 그 차이는 4조5000억원에 달한다. 연말까지 집계를 해봐야겠지만 생명보험사들이 손해보험사를 다시 제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다만 퇴직연금 및 주요 상품들의 연말 계약이 몰려 있어 추이를 지켜볼 필요는 있다.

생명보험 수입보험료 감소는 인구 구조와 가족 구성 변화 등 사회적 문제와 관련돼 있다. 한 생명보험사 관계자는 “생명보험에 가입해야 할 청년층 숫자가 줄고 이들이 장기간 일자리를 얻지 못하면서 수요자체가 크게 감소했다”며 “나홀로 사는 세대가 늘면서 유사시 가족을 경제적으로 도울 생명보험을 필요로 하지 않는 경우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반대로 손해보험의 경우 장기건강보험에 집중하면서 외형이 커지고 있다. 속도는 더디지만 사이버보험 등 기업보험도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손해보험업계 관계자는 “자동차보험과 실손보험 등의 외형이 크지만 수익성은 날로 떨어지고 있다며, 규모보다는 내실을 위한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오승완 기자 osw@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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