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노조 신임 위원장, 윤석구 하나은행 지부장
주 4.5일제, 정년연장 등 공약
금융권 노사관계 변화 주목
금융공기업과 은행권을 대표하는 금융산업노조 집행부 선거에서 윤석구 하나은행지부 위원장이 당선됐다. 금융노조 선거관리위원회는 18일 윤 후보가 전체 선거인 9만435명 가운데 6만6741명(투표율 73.80%)이 참여해 3만5920표(53.82%)를 얻어 당선됐다고 발표했다.
러닝메이트로 치러진 이번 선거에서는 또 양민호 수석부위원장 후보와 박평은 사무총장 후보가 함께 당선됐다. 재선에 도전했던 김형선 현 금융노조 위원장은 46.18% 득표에 그쳐 낙선했다.
윤 후보의 당선에는 주요 시중은행 지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뒷받침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선거과정에서 하나은행과 신한은행 우리은행 NH농협은행지부 등 노조원이 상대적으로 다수인 대형 지부 집행부가 윤 후보를 공개적으로 지지했다. 이에 비해 김 후보는 지부 수에서는 앞서지만 조합원이 상대적으로 소규모인 금융공기업과 국책은행 등의 지지를 받았다는 평가다.
윤 신임 위원장 출범 이후 금융권 노사관계도 주목된다. 윤 당선자는 이번 선거과정에서 ‘이제부터 진짜 금융노조’라는 구호를 내걸고 △주 4.5일 근무제 도입 △정년 연장 등을 주된 공약으로 제시했다. 근무시간 단축과 정년 연장 등 그동안 금융노조 집행부가 주장했던 내용과 큰 차이가 없다는 점에서 노선상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는 평가다.
다만 전임 집행부가 총파업을 주도하는 등 상대적으로 강경한 방식으로 목표를 관철하려 했다는 점에서 신임 집행부의 실천방식이 주목된다.
윤 당선자가 하나은행지부 위원장을 재선하면서 비교적 사측과 무난한 관계를 유지했던 것으로 알려진 점도 주목된다. 더구나 정년 연장 등의 문제는 노사관계를 넘어 정부 정책과도 직접 연관된 문제여서 향후 노조의 대응이 주목된다.
백만호 기자 hopebai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