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총장 이광형)는 전산학부 신인식 교수가 실시간 시스템 분야 국제 학술대회인 IEEE 실시간 시스템 심포지엄(RTSS·Real-Time Systems Symposium)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논문상(Influential Paper Award) 2025’를 수상했다고 21일 밝혔다.

이 상은 논문 발표 후 10년 이상 학계와 산업계 전반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친 연구에 수여되는 이른바 ‘세월의 검증을 거친 상(Test-of-Time Award)’이다. 한국 연구자가 이 상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시상식은 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 보스턴에서 열린 IEEE RTSS 2025에서 진행됐다.

신 교수의 수상 논문은 2003년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이인섭 교수와 공동 발표한 ‘주기적 자원 모델(Periodic Resource Model)’에 관한 연구다. 이 연구는 복잡한 시스템 전체를 한 번에 검증하는 대신, 개별 구성 요소가 정해진 시간 제약을 충족하는지를 각각 확인한 뒤 이를 결합해도 전체 시스템의 안전성이 유지됨을 보장하는 방법을 제시했다.

이 연구 성과는 자율주행차와 항공기, 산업용 로봇 등 지연이 허용되지 않는 실시간 시스템의 설계와 검증 정확도를 높이는 데 기여했다. 특히 시스템 복잡성이 크게 증가한 환경에서 전체 시스템을 일괄 분석해야 했던 기존 방식의 한계를 보완한 점이 특징으로 꼽힌다.

신 교수는 시스템을 모듈 단위로 분해해 각 모듈이 시간 제약을 만족하는지를 검증하고, 이를 다시 결합하더라도 전체 시스템의 안전성이 유지된다는 점을 수학적으로 증명했다. 이 연구는 현대 실시간 스케줄링 이론의 기초를 정립한 성과로 평가받고 있다.

해당 논문은 2003년 발표 당시에도 RTSS에서 한국인 최초로 최우수 논문상(Best Paper Award)을 받은 바 있으며, 20년이 지난 이번 수상을 통해 학문적·산업적 가치가 다시 한 번 공식적으로 인정됐다. 이 이론은 지난 20년간 자율주행과 항공·우주 제어, 산업 자동화 등 안전성이 중요한 산업 현장에서 분석 도구로 활용돼 왔다.

IEEE 기술위원회는 이 모델이 현대 실시간 시스템 설계의 핵심 개념으로 자리 잡아 연구와 산업 발전에 영향을 미쳐 왔다고 평가했다. 해당 논문은 현재 미국과 유럽 주요 대학의 교과서에도 수록돼 있다.

신 교수는 수상 소감에서 “오랜 기간의 연구 성과가 실제로 활용되고 있음을 인정받게 돼 뜻깊다”고 밝혔다.

한편 신 교수는 실시간 시스템 연구를 바탕으로 인공지능(AI) 분야로 연구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교원 창업 기업인 플루이즈를 통해 모바일 인공지능 에이전트 기술을 개발했으며, 이 기술은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최 인공지능 챔피언 경진대회에서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