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2025년 보수 분열 ‘닮은 꼴’…종착점 같을까, 다를까
2017년 박근혜 탄핵 두고 친박·비박 갈등 … 비박 탈당, 바른정당 창당
2025년 ‘장동혁·보수유튜브·당심’-‘친한계·보수언론·중도보수’ 대치
장동혁, 내달 쇄신안 … 친한계 징계 강행? ‘돌아올 수 없는 강’ 건널 듯
2017년과 2025년 보수정치권의 공통된 화두는 내홍이다. 대통령 탄핵을 기점으로 찬탄파(탄핵 찬성)와 반탄파(탄핵 반대)로 나뉘어 갈등을 빚었다. 2017년에는 갈등 끝에 분당으로 치달았지만, 2025년 갈등의 종착점은 아직 보이지 않는다. 보수진영에선 “제2의 분당은 안 된다”는 목소리가 높지만 반탄파인 장동혁 대표측과 찬탄파인 친한계(한동훈) 사이의 화학적 결합은 이미 불가능한 지경에 이르렀다는 분석도 나온다. 친한계에 대한 징계 여부가 종착점을 가늠할 수 있는 잣대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급감한 여당 이탈표 = 2016년 12월 9일 박근혜 당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압도적 표차로 가결됐다. 찬성 234명, 반대 56명, 기권 2명, 무효 7명이었다. 새누리당 128명 가운데 62명이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추산됐다. 여당 의원 절반 가까이가 찬탄파를 자처한 것이다. 여당은 찬탄파인 비박(박근혜)과 반탄파인 친박으로 나뉘어 격렬하게 충돌했다. 결국 비박이 분당을 택했다. 2017년 1월 비박 의원 31명이 탈당해 바른정당을 창당했다. 바른정당은 자신이 ‘보수 적통’이라고 주장하면서 새누리당 후신인 자유한국당과 ‘적통 논쟁’을 벌이기도 했다.
2024년 12월 14일 윤석열 당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가까스로 가결됐다. 찬성 204명, 반대 85명, 기권 3명, 무효 8명이었다. 국민의힘 의원 108명 가운데 12명이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추산됐다. 8년 전보다 여당발 이탈표가 대폭 줄어든 것이다.
◆뉴 미디어 대 올드 미디어 = 윤석열 탄핵 이후 국민의힘에서 반탄파 장동혁체제가 출범하면서 또 다른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장동혁+보수유튜브+국민의힘 지지층’ 대 ‘친한계(한동훈)+보수언론+중도보수층’ 갈등 구도가 만들어진 것.
국민의힘 관계자는 “뉴 미디어인 보수유튜브는 장 대표에 대한 지지가 강하지만, 올드 미디어인 보수신문은 장 대표에 대해 비판적 논조”라고 설명했다. 보수정치권에 대한 영향력을 놓고 뉴 미디어와 올드 미디어 간에 경쟁이 벌어진 것이다. 국민의힘 지지층은 탄핵 후폭풍 탓에 여전히 강성 기류가 강하다. 장 대표에게 우호적이란 얘기다.
뉴스토마토-미디어토마토(15~16일, 무선 ARS, 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3.0%p, 이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가 장 대표 거취에 대한 의견을 물어본 결과, ‘사퇴’(46.2%)와 ‘유지’(43.1%)가 비슷하게 나왔다. 하지만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사퇴’ 14.0%, ‘유지’ 79.9%로 ‘유지’가 압도적으로 높았다.
◆윤석열 선고 직후 쇄신안 예상 = 2025년 국민의힘 갈등의 종착점은 어디일까.
2017년 분당의 학습효과 때문에 당내에서는 어떻게든 갈등을 수습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장 대표도 당 안팎의 변화·쇄신 요구에 호응하는 뉘앙스를 풍기고 있다. 지난 19일 당원 행사에서 ‘변화’를 14번 외쳤다. 실제 장 대표는 늦어도 내달에는 쇄신안을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계엄 사과’ ‘윤석열과의 절연’ 등이 포함될 가능성이 점쳐지는 쇄신안은 윤 전 대통령 1심 선고가 나오는 내달 16일 직후가 ‘D-데이’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윤 전 대통령이 1심에서 유죄를 받으면 장 대표가 국민의힘 지지층에 대한 부담을 덜면서 쇄신 행보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다.
다만 장 대표 입장에선 찬탄파인 친한계와 ‘묻지마 화합’은 할 수 없다는 고민도 읽힌다. 국민의힘 지지층 상당수는 여전히 찬탄파에게 앙금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친한계를 겨냥한 당무감사는 예정대로 진행해야 한다는 주장이 여전하다. 장 대표측 인사는 “(한 전 대표 가족이 연관된) 당원 게시판 의혹은 의혹대로 조사를 해서 징계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다수의 당원이 징계를 원하는데, 화합 핑계로 모른 척 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고 말했다.
만약 친한계를 겨냥한 징계 공세가 현실화될 경우 당내 갈등은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널 수 있다. 한 전 대표는 21일 자신의 ‘토크 콘서트’에서 “민주당과 싸우는 저와 싸워서 정치적 탈출구를 만들고 싶어 하는 사람도 있다”며 장 대표를 겨냥했다. 한 전 대표는 “사람은 누구나 실수할 수 있다. 그 잘못을 바로잡을 줄 아는 것도 용기”라며 사실상 당무감사 철회를 요구했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