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부부 이번주 동반 기소
특검, 20일 윤 대면조사 … 뇌물죄 적용 막판 고심
‘김건희 봐주기’ 수사 주력 … 이창수 소환은 불발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오는 28일 수사기간 종료를 앞두고 이번 주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를 재판에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주말 윤 전 대통령을 소환조사한 특검팀은 증거자료와 법률적 쟁점을 정리하는 등 막바지 작업을 하고 있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특검팀은 이번 주중 윤 전 대통령을 ‘명태균 여론조사 수수 의혹’ ‘매관매직 의혹’의 공범으로 김 여사와 함께 동반 기소할 예정이다.
이들은 20대 대선을 앞두고 명태균씨로부터 2억7000만원어치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받은 혐의를 받는다. 김 여사는 이 혐의로 이미 재판에 넘겨져 윤 전 대통령 기소만 남겨두고 있다.
윤 전 대통령 부부는 김상민 전 부장검사로부터 공천 청탁 대가로 1억4000만원 상당의 이우환 화백 그림을 받은 혐의도 받는다. 또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 이배용 전 국가교육위원장, 로봇개 사업가 서성빈씨로부터 인사와 이권청탁 대가로 고가의 목걸이와 금거북이·시계 등을 수수한 혐의도 있다.
관건은 윤 전 대통령 부부에게 뇌물죄를 적용할지 여부다. 뇌물죄의 경우 청탁금지법 위반에 비해 처벌 강도가 높지만 그만큼 혐의 구성요건이 까다롭다.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는 선물의 대가성과 무관하게 공직자 직무와의 관련성만 입증되면 성립된다. 통상 대통령의 직무 관련성은 폭넓게 인정되는 만큼 금품 전달을 윤 전 대통령이 인지한 사실이 규명되면 유죄를 입증할 수 있다. 반면 뇌물죄는 직무 관련성에 더해 대가성까지 입증해야 한다. 윤 전 대통령이 구체적인 청탁 내용을 인지했다는 사실을 규명해야 유죄가 인정되는 만큼 특검팀은 뇌물죄 적용을 두고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지난 20일 8시간 반 가량 진행된 윤 전 대통령 소환조사에서도 뇌물 혐의 관련 조사에 집중했다. 특검팀은 이날 김 여사가 각종 청탁과 함께 금품을 수수한 것에 대해 윤 전 대통령이 인지하고 공모 또는 관여했는지 등을 집중 추궁했지만 윤 전 대통령은 혐의를 부인하거나 금품 수수 사실 자체를 몰랐다는 입장을 고수했다고 한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이 국민의힘 대선 후보였던 2021년 공개 토론회에서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개입 의혹, 허위 이력 의혹 등과 관련해 사실과 다른 발언을 한 혐의에 대해서도 조사했으나 윤 전 대통령측은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팀은 21일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도 불러 조사했다. 이 대표는 2022년 치러진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서 윤 전 대통령과 공모해 공천에 부당하게 개입했다는 의심을 받는다. 당시 이 대표는 국민의힘 대표를 맡고 있었다. 이 대표는 김 여사가 지난해 4.10 총선에서 김 전 부장검사를 출마시키기 위해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의 참고인 신분으로도 조사를 받았다. 10시간 가까이 조사받고 나온 이 대표는 “오늘 조사 내용을 봤을 때 기존 조사와 큰 차이가 없었다고 생각한다”며 “제가 법률가가 아니기 때문에 사실 왜 피의자로 구성됐는지 아직도 잘 모른다”고 말했다.
수사기간이 1주일밖에 남지 않아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추가 소환조사가 어려운 만큼 특검팀은 이번 조사 결과를 토대로 공소장을 작성해 윤 전 대통령 부부를 재판에 넘길 것으로 관측된다.
특검팀은 ‘김 여사 수사무마 의혹’ 관련 수사에도 주력하고 있다. 이 의혹은 검찰이 지난해 10월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과 디올백 수수 사건을 불기소 처분하는 과정에서 ‘봐주기 수사’를 했다는 내용이다.
이와 관련 특검팀은 지난 18일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 김주현 전 대통령실 민정수석비서관, 심우정 전 검찰총장, 이창수 전 서울중앙지검장 등 당시 수사를 담당했거나 지휘 체계에 있었던 8명을 압수수색하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내왔다. 하지만 기간 내 수사를 마치긴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특검팀은 이 전 지검장에게 22일 출석해 조사받을 것을 통보했지만 이 전 지검장은 변호인 일정 등을 이유로 이날 출석하지 않았다. 이 전 지검장 조사는 불발됐지만 특검팀은 남은 기간 관련자 소환 및 증거 확보에 최대한 수사력을 모을 방침이다.
특검팀이 기간 내 마무리 짓지 못한 사건들은 특검법에 따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가 이첩받아 수사를 이어갈 예정이다.
구본홍 기자 bhkoo@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