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 성숙한 나라’ 희망하는 국민들
2025년 한국인의 의식·가치관 조사 … 해결해야 할 최우선 과제 ‘빈부격차’ 가장 높아
국민이 희망하는 우리나라 미래상으로 ‘민주주의가 성숙한 나라(31.9%)’가 ‘경제적으로 부유한 나라(28.2%)’를 앞질렀다. ‘우리나라 민주주의 수준이 높다’고 답한 국민은 46.9%로 ‘낮다(21.8%)’고 답한 국민보다 2배 이상 많았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2025년 한국인의 의식·가치관 조사’ 결과를 23일 밝혔다. 이 조사는 3년 단위로 시행된다.
문체부는 전국 남녀 6180명을 대상으로 이번 조사를 시행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처음으로 청소년을 조사대상에 포함했다. 또한 국내 거주 외국인을 대상으로 별도 조사를 실시했다.
1996년 조사 이래 우리 국민은 ‘경제적으로 부유한 나라’를 1위로 꼽아왔다. 이번에 처음으로 민주주의 성숙이 더 중요하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최근 민주주의 위기를 경험하면서 성숙한 민주주의의 중요성에 대해 느낀 절실함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우리 국민 43.7%는 자신이 ‘중산층’이라고 응답했고 ‘중산층보다 높다’는 응답도 16.8%로 조사돼 국민 60.5%는 ‘중산층 이상’이라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22년 대비 18.1%p 증가한 수치다. 다만 2022년 대비 우리 국민이 느끼는 전반적 ‘행복도(65.0%→51.9%)’와 ‘삶의 만족도(63.1%→52.9%)’에 대한 인식은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집단 간 갈등에 대한 질문에서 우리 국민 82.7%는 ‘진보와 보수’의 갈등이 가장 크다고 응답했다. 다음으로 ‘기업가와 근로자(76.3%)’ ‘부유층과 서민층(74.0%)’ 갈등이 뒤를 이었다.
‘수도권과 지방’ 간 갈등이 크다고 응답한 비율은 69%로 2022년 57.4% 대비 11.6%p 높아졌고 ‘남성과 여성’ 간 갈등이 크다고 응답한 비율도 61.1%로 2022년 50.4% 대비 10.7%p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기성세대와 젊은 세대’ 간 갈등이 크다고 응답한 비율도 2025년 67.8%로 2022년 64.8% 대비 3%p 높아졌다.
해결해야 할 최우선 과제로는 빈부격차(23.2%) 일자리(22.9%) 부동산·주택 문제(13.2%)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빈부격차’ 문제는 2022년 조사에서 20%였으나 이번 조사에서는 23.2%로 높아져 2022년 조사에서 1위를 차지했던 ‘일자리 문제(29%)’를 앞섰다.
인공지능(AI) 관련 국민의 55.2%는 생성형 인공지능을 활용하고 있으며 하루 평균 3.3회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많이 사용하는 분야로는 ‘개인 비서 역할(50.5%)’과 ‘텍스트 생성(35.5%)’ 등의 순으로 답했다. 인공지능을 활용하지 않는다는 응답자(44.8%) 중 51.7%는 ‘활용 방법을 잘 몰라서’라고 응답했다.
이는 인공지능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안내와 교육이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인공지능이 일자리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인공지능이 사람의 노동력을 대체해 ‘일자리 불균형이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64.3%)’가 뚜렷했다. 다만 동시에 인공지능이 가져올 ‘업무 효율’ 등을 통해 ‘노동시간 단축 및 일자리 나눔 필요성에 대한 기대(51.8%)’도 나타났다.
국민의 50.9%는 ‘정년퇴직 시기를 현재보다 연장’해야 한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정년퇴직 제도를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도 23.1%로 나타나 국민 74%가 정년 연장에 긍정적이었다.
국민의 66.0%는 ‘다문화가 노동력 확보에 도움이 된다’고 평가했으며 61.3%는 ‘사회적 포용 강화 등 긍정적인 효과가 크다’고 응답했다.
이번 조사에서 처음 실시한 청소년의 전반적 생활 인식에서 청소년 66.3%는 ‘좋아하는 취미나 활동을 할 수 있는 시간이 있다’, 65.6%는 ‘가족은 내가 힘들 때 도와주는 존재라고 느낀다’고 응답하는 등 긍정적으로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래에 대해 희망적으로 생각한다’는 응답에 대해서도 긍정이 부정보다 높지만 45.5%로 상대적으로 긍정 인식율이 낮았다.
한국 생활에 대한 행복도 및 만족도에서는 외국인 55.9%가 전반적으로 ‘행복’하다고 응답하고 56.1%는 삶에 ‘만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에서 차별받은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외국인은 43.7%로 나타났으며 차별받은 이유로는 ‘출신국’이 52.9%로 가장 높았다. 차별 경험 시 ‘개선을 요구한 경험이 있다’는 응답은 22.0%에 불과했다. ‘개선 요구 경험이 없는 비율(78.0%)’은 매우 높았다. 개선을 요구하지 않은 이유로는 ‘요구해도 변하는 것이 없을 거라고 생각해서(42.2%)’라는 답변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송현경 기자 funnyso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