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소득실험 3년…‘가성비’ 숙제
수급자 탈수급율 1.1%p ↑
"본격 도입 시기상조" 지적도
서울시 디딤돌소득이 지원가구의 탈수급과 근로소득 증가에 보탬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시범사업 3년차까지 증가폭이 크지 않아 본격 도입은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서울시는 23일 디딤돌소득 시범 도입 3년차를 맞아 성과를 발표했다.
수급가구 월평균 가구소득은 비수급가구보다 25만원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교통비 식료품비 같은 필수재 지출이 늘었다. 정신건강 및 영양지수 개선으로 이어졌다. 반면 수급에 따른 소득효과로 인해 가구주의 평균 노동은 10.4%p 감소했다. 시 관계자는 “노동시간이 줄어든 것은 교육 훈련 돌봄 건강관리 등 기타 활동에 더 많은 시간을 활용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소득을 지원받은 가구에서 교육훈련비, 의료비 지출이 더 많았던 점을 근거로 제시했다. 장기적으로는 노동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인적자원 투자가 늘어난 것이라는 평가도 덧붙였다.
지난해 대비 수급가구의 탈수급율은 1.1%p, 근로소득이 증가한 가구는 2.8%p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식료품 의료 등 필수재 소비지출이 늘어나고 영양상태 또한 1.3% 올랐다.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 대비 근로유인 촉진 효과도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여러 긍정 효과에도 불구하고 디딤돌소득의 본격 도입까지는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복지 분야 한 전문가는 “AI와 로봇 시대를 맞아 노동과 소득, 기존 복지 체계 개선 등이 과제로 지적된 만큼 디딤돌소득을 통한 소득실험은 일정한 의미가 있는 건 사실”이라면서도 “3년이란 짧지 않은 시간 동안 실험을 거쳤음에도 이른바 가성비가 높지 않은 점은 숙제”라고 말했다. 핵심은 소득을 늘려 기본적 생활을 보장하고 적정 소득 지원으로 근로 의욕 감소를 막는 것인데 이에 대한 결과치가 기대 만큼 높지 않았기 때문이다.
더구나 디딤돌소득의 전면 도입은 기존 복지 지원체계의 전면 재구성을 전제로 한다. 시가 주최한 지난 11월 관련 포럼에서는 디딤돌소득을 국민기초생황보장제도의 생계·자활급여·국민취업지원제도, 지자체 부가급여 등 10개 제도와 통합할 경우 최소 13조원의 추가 재원이 필요하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시 관계자는 “현장성과 학문적 검증을 동시에 확보해야 제도가 뿌리 내릴 수 있다”며 “다각적 검토를 통해 미래형 소득보장제도로서 디딤돌소득 도입에 필요한 연구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제형 기자 brother@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