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도서관 붕괴, 설계·구조결함

2025-12-23 13:00:01 게재

설계 때 철골 뼈대 두께↓

‘판폭 두께비율’도 문제

무너진 광주 대표도서관 강철 뼈대 구조물(트러스) 두께가 실시설계를 거치면서 크게 얇아진 것으로 확인됐다. 게다가 구조물 안정성을 가름할 ‘판폭 두께비율’가 한계 허용치를 크게 벗어났다는 지적이 나와 책임 공방이 예상된다.

광주 도서관 구조물 대표도서관은 얇아진 두께의 트러스를 6m 길이로 만들어 용접을 통해 전체 길이에 해당하는 168m를 만드는 구조로 설계됐다. 사진 광주시 제공

23일 광주시에 납품된 대표도서관 구조계산서와 설계도서 등에 따르면 트러스 두께는 2021년 7월 중간 설계 때 기둥과 기둥 사이 48m 떠받치는 1번 6m 위쪽(상현재)이 애초 34㎜ 강재로 설계됐으나 6개월 뒤 실시설계 때 20㎜로 대폭 얇아졌다. 다음 6m 구간 역시 20㎜와 18㎜, 14㎜ 등으로 설계됐으나 이후 16㎜와 12㎜로 얇아졌다. 트러스 너비 역시 800㎜에서 700㎜로 좁아진 반면, 폭은 300㎜에서 400㎜로 넓어졌다. 대표도서관은 이 같은 두께의 트러스를 6m 길이로 만들어 용접을 통해 전체 길이에 해당하는 168m를 만드는 구조로 설계됐다.

문제는 트러스 두께를 얇게 만들면서 국토교통부 건축구조기준에서 허용한 ‘판폭 두께비율 한계 허용치’를 초과했다는 지적이 나왔다는 점이다. 판폭 두께비율은 철판의 너비와 두께 비율을 뜻한다. 한계치를 넘어서면 뒤틀리면서 휘어지는 ‘좌굴현상’이 발생할 수 있어 구조계산 때 필수 점검 사항이다. 22일 열린 ‘대표도서관 붕괴 사고 원인과 대책 진단 토론회’ 발제자로 나선 김영민 한국건축구조기술사회 회장은 “비용 절감을 위한 설계 변경 과정에서 철판 두께 조정에 따른 국부 좌굴 유발 가능성이 붕괴 원인 중 하나로 추정된다”고 지적했다.

트러스 두께가 얇아졌지만 하중은 되레 증가했다. 우선 지난 4월 바닥판(데크) 자재가 변경되면서 지상·지붕층 콘크리트 타설량이 기존 632㎥에서 853㎥로 221㎥나 늘어났다. 게다가 2021년 9월 H형강으로 설계된 보를 특허공법(PC거더)이 사용된 보로 바꾸면서 하중이 증가했다는 정황도 나왔다. 당시 특허공법 선정에 참여했던 업체는 ‘거더(보)의 무게가 일반 철골보다 크므로 시공 때 가설 크레인 사용이 불가피하다’고 시에 질의서를 보내기도 했다.

이에 대해 광주시 종합건설본부 관계자는 “설계회사에 트러스 두께와 구조계산에 관한 답변을 요청했지만 아직 구체적 답변이 오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방국진 기자 kjb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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