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홀딩스 회장 2심도 공시위반 벌금
허기호 벌금 1억원, 시세조종은 ‘무죄’ 판결
항소심 “합병 주가조작·인과관계 입증 부족”
회사 합병 과정에서 주식 보유 상황 보고 의무를 위반한 혐의로 기소된 허기호 한일홀딩스 회장이 항소심에서도 유죄가 인정돼 벌금 1억원을 선고받았다. 다만 시세조종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가 선고됐다.
서울고등법원 형사13부(백강진 부장판사)는 22일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허 회장에 대한 재판에서 1심과 같은 벌금 1억원을 선고했다.
허 회장은 한일시멘트가 한일현대시멘트 모회사인 HLK홀딩스를 흡수합병하는 과정에서 합병법인 지분율을 높이기 위해 한일시멘트 주가를 인위적으로 조작한 혐의 등으로 2021년 11월 기소됐다. 또 2018년 지주사 체제 전환 과정에서 차명계좌로 주식을 매입하고 이를 신고하지 않아 공시의무를 위반한 혐의도 받았다.
재판부는 차명계좌를 이용한 주식 취득 사실을 공시하지 않는 점에 대해 “허 회장이 전혀 모르고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그 책임을 면하기 어렵고, 이 전제에서(1심) 양형이 무겁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반면 합병 과정에서 문제가 된 주식 매수 행위에 대해서는 “분할 매수 등은 합리적 투자 판단의 범위에 속할 수 있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경제적 이익이 귀속됐다는 사정만으로는 공모관계가 입증되지 않는다”며 “시세를 조종할 목적과 방법이 인정된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해 12월 1심은 허 회장의 시세조종, 사기적 부정거래, 특경법상 배임, 범죄수익 은닉 혐의를 모두 무죄로 판단하고, 주식 보유 상황 보고 의무 위반만 유죄로 인정해 벌금형을 선고한 바 있다.
이날 항소심에서 허 회장과 함께 기소된 전근식 한일시멘트 사장에게는 무죄가 선고됐다. 허 회장의 차명계좌를 이용해 장내 매집을 실행한 임직원 3명에게는 징역형 집행유예가, 또다른 임직원에게는 무죄가 선고됐다.
재판부는 이들에 대해 시세조종이 의심되는 정황은 있으나 자본시장법상 시세조종 미수 처벌 규정이 없는 점과 거래량이 적었던 점 등을 고려할 때 실제 시세 형성에 미친 영향과 인관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박광철 기자 pkcheol@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