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세 이상 자영업자 대출, 코로나 후 2배 증가

2025-12-23 13:00:30 게재

올해 3분기 말 기준 390조원 규모

취약차주 15.2% … 부실화 우려

고연령 자영업자 대출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부실화 가능성도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60대가 넘어 자영업에 새롭게 뛰어드는 경우가 늘고, 다중채무자가 상대적으로 많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한국은행이 23일 발표한 ‘2025년 하반기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60세 이상 고연령대 자영업자 대출은 지난 3분기 말 기준 389조6000억원에 달했다. 이는 코로나19가 확산하기 직전인 2019년 말(182.1조원) 대비 113.9%(207.5조원)나 급증한 규모다. 같은 기간 전체 자영업자 대출총액이 686조1000억원에서 1072조2000억원으로 56.3%(386.1조원) 증가한 데 그친 것과 대비된다. 반면 같은 기간 40대(34.0%)와 50대(36.7%)는 대출 증가세가 상대적으로 60대 이상에 비해 크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7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처럼 고연령대 자영업자 대출이 빠르게 늘어난 데는 60대가 넘어서 신규로 시장에 진입하는 규모가 다른 연령대에 비해 압도적으로 크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이날 발표한 보고서 ‘최근 자영업자 대출 상황 및 연령별 특징’에 따르면, 60대 이상 자영업자 가운데 금융기관 대출을 받은 채무자는 96만3000명으로 2019년 말(35.3만명) 대비 172.8%(61만명)나 늘었다.

이는 같은 기간 전체 자영업자 차주가 191만4000명에서 308만5000명으로 61.2%(117.1만명) 늘어난 것과 대비된다. 한은은 “고연령 자영업자 차주는 고령화와 창업 및 운전자금 수요 등으로 대출을 받는 사람과 대출액이 큰폭으로 늘었다”면서 “고연령 자영업자는 부동산업 대출 비중이 38.1%로 타 연령대에 비해 크게 높다”고 설명했다.

고령 자영업자 수와 대출 규모가 급증하면서 부실화 가능성도 높아졌다. 한은이 분류한 여러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은 ‘다중채무자’이면서 소득 하위 30%인 ‘저소득’이거나 신용점수가 낮은 ‘저신용’인 취약 차주가 받은 대출 비중은 올해 3분기 말 기준 15.2%에 달했다. 이는 2020년 말(10.9%)에 비해 4.3%p 높아진 수치다. 그만큼 부실 가능성이 커졌다는 의미다.

한은은 “고연령 취약 자영업자 대출 비중은 15.2%로 타 연령층에 비해 높은 수준이고 최근에도 상승세”라며 “이들의 연체율이 빠르게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한은은 미국의 관세정책이 우리나라 기업 재무건전성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예상했다. 특히 자동차와 기계, 금속 등의 기업부문에서 이자지급능력과 현금 유동성이 악화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한은은 “관세 충격이 본격화하기 전인 올해 2분기 말 시점에 수출기업의 유동성 대응능력이나 차입구조 안정성이 이미 저하됐다”며 “자동차와 기계장비, 금속제품 등의 업종에서 지난해 대비 재무건전성이 악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자동차 업종의 현금성 자산비중은 2021년 2분기 11.3%에서 올해 2분기에는 9.1%로 하락했다. 같은 기간 기계장비업종도 13.0%에서 10.8%로 떨어졌다. 단기차입비중도 자동차 업종은 55.1%에서 58.7%로 증가했다. 이들 업종의 이자보상배율도 다른 업종에 비해 악화할 것으로 한은은 추정했다.

백만호 기자 hopebai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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