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 받은 장동혁…질주할까, 절제할까

2025-12-24 13:00:07 게재

24시간 기록 강성층 ‘호평’

경선 규칙·친한계 징계 주목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4시간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로 역대 최장 기록을 세우자, 강성보수층에서 호평이 쏟아졌다.

이재명정부의 ‘질주’에 무기력한 모습으로 일관하던 국민의힘이 오랜만에 ‘결기’를 보여줬다는 평이 나오는 것. 친윤계(윤석열)로 분류되는 장예찬 전 최고위원은 23일 SNS를 통해 “국회 본회의장에서 그대로 쓰러지겠다는 (장 대표의) 결사항전의 각오가 24시간이라는 말도 안 되는 시간을 버티게 했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23일 국회에서 역대 최장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위한 합법적인 의사진행 방해) 기록을 세운 뒤 동료 의원들의 격려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이동해 기자

당 안팎의 노선 변화 요구에 직면했던 장 대표로선 리더십 회복의 기회를 잡은 것으로 해석된다. 기력을 회복할 기회를 잡은 장 대표는 지금까지 노선을 고수하면서 계속 질주할까, 아니면 노선 변화 요구를 수용하면서 절제미를 보일까.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질주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모습이다. 리더십 위기로까지 내몰렸던 장 대표가 최장 필리버스터를 통해 가까스로 반전 기회를 잡았는데 이제와서 쉽게 타협하지는 않을 것이란 얘기다.

장 대표의 의중을 읽을 수 있는 바로미터로는 두 가지가 꼽힌다. 지방선거 경선 규칙과 친한계 당무감사다. 장 대표가 필리버스터에 나섰던 23일 때마침 국민의힘 지방선거총괄기획단은 지방선거 경선 규칙을 ‘당원 50%+민심 50%’에서 ‘당원 70%+민심 30%’로 바꾸자고 지도부에 권고했다. 당원 비중을 높이자는 것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을 비롯해 비당권파가 반대했던 안이다.

장 대표가 그동안 “당원 권리를 확대하겠다”고 거듭 공언한 만큼 기획단 권고안을 수용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당내 분란이 재확산될 가능성이 높은 대목이다. 친한계를 겨냥한 당무감사와 징계도 질주쪽에 무게가 실린다. 한동훈 전 대표와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해 고강도 감사와 징계가 잇따를 수 있다는 것이다. 감사와 징계가 현실화될 경우 당내 파장은 걷잡을 수 없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장 대표가 뒤늦은 감이 있지만 절제미를 발휘할 가능성도 있다. 비당권파 요구를 수용해 경선 규칙을 바꾸지 않고, 친한계를 겨냥한 감사와 징계를 중단한다는 시나리오다.

일단 절제를 통해 내년 6.3 지방선거까지 시간을 번 뒤, 지방선거에서 승부수를 던진다는 구상이다. 한 전 대표는 지난 21일 자신의 ‘토크 콘서트’에서 “사람은 누구나 실수할 수 있다. 그 잘못을 바로잡을 줄 아는 것도 용기”라며 장 대표를 향해 감사·징계 중단을 요구하기도 했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

엄경용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