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다 하다 ‘국회 사회권’ 공방까지
우원식 “피로 과도, 주호영 사회 맡아라”
주호영 “악법 만드는 데 협조할 수 없어”
여야가 연말 국회에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로 극한충돌을 빚고 있는 가운데 국회 의장단 사이에서 사회권 공방까지 벌어졌다. 자칫 정회 위기까지 거론됐지만 다행히 필리버스터는 계속됐다.
이틀째 필리버스터가 진행 중이던 23일 우원식 국회의장은 국민의힘 소속 주호영 부의장에게 사회권을 맡아달라고 공개 요청했다. 우 의장은 “22대 국회 개원 이후 총 10회에 걸쳐 약 509시간의 무제한 토론이 있었다. 의장이 239시간, 이학영 부의장이 238시간 사회를 봤다. 주 부의장은 10회의 무제한 토론 중 7회 사회를 거부했고 33시간의 사회만을 맡았다”며 “현재 사회를 보는 의장단은 과도한 피로에 의해 건강상 불가피하게 무제한 토론을 정상적으로 실시할 수 없다는 점을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필리버스터 중단 가능성을 내비친 것이다. 우 의장은 주 부의장에게 “금일 오후 11시부터 내일 오전 6시까지 본 사회의 무제한 토론 사회를 맡아주기를 바란다”고 요청했다.
우 의장이 정회 가능성까지 언급하며 사회권을 압박하자, 국민의힘과 주 부의장은 강하게 반발했다. 주 부의장은 SNS를 통해 “말로는 늘 언론의 자유를 외치던 민주당이 민주주의에 정면으로 역행하는 악법을 만드는 데 저는 협조할 수 없다”며 “본회의 사회 거부는 이런 상황에서 국회와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부의장으로서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저항”이라고 밝혔다.
우 의장이 예고한 오후 11시가 다가오면서 정회 위기가 고조되자, 여야는 다시 충돌 조짐을 보였다. 마침 최수진 국민의힘 의원이 자정을 넘겨 필리버스터를 끝내자, 우 의장이 “주 부의장의 태도는 전적으로 동의할 수 없고 의회주의와도 아무 인연이 없다”면서도 “양 교섭단체로부터 합의된 의사일정을 지켜달라는 요구가 있었다. 이를 수용해 계속 사회를 보겠다”고 한 발 물러서면서 정회 위기를 가까스로 넘기게 됐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