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미 제련소 유증 계획대로…법원, 영풍 가처분 신청 기각

2025-12-24 14:11:33 게재

“경영상 필요성 있어 … 현 경영진의 지배권 방어로 보기 어렵다”

고려아연 최대 주주인 영풍과 MBK파트너스측이 고려아연의 제3자 유상증자를 금지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지만 기각됐다. 이에 따라 고려아연과 미국 정부 등이 신설할 합작법인(JV)은 오는 26일 약 2조8500억원 규모의 자금을 고려아연에 납입하고 신주 10.59%를 취득할 수 있을 전망이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김상훈 수석부장판사)는 24일 영풍· MBK파트너스가 고려아연을 상대로 제기한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하고 양측에 결정문을 송달했다.

법원은 “고려아연의 신주발행이 △미국 내 금속 제련소 및 관련 산업 설비를 건설 및 운영하기로 하는 프로젝트 추진 △고려아연과 미 정부 등이 각 출자하여 설립한 합작법인과의 전략적 제휴 △이 사건 합작법인을 통한 자금조달 등 경영상 필요성이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다”며 “이 사건 신주발행이 다른 자금조달 방안에 비해 현저히 부당하거나 불합리한 것으로 보이지도 않는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이어 “이 사건 신주발행이 진행될 경우 영풍 등이 당초 예상했던 고려아연에 대한 지배권 구도에 변화가 생길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그렇다고 하여 이 사건 신주발행이 고려아연의 지배권 구도를 결정적으로 바꾼다고 볼 수는 없다”며 “결국 이 사건 신주발행은 상법 제418조 제2항에 따라 이 사건 프로젝트의 추진이라는 경영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범위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보이고, 오로지 고려아연 현 경영진의 경영권이나 지배권 방어라는 목적 달성을 위해 이루어지는 것이라 보기 어렵다”고 했다.

‘신주발행이 이사의 선관주의의무 및 충실의무 위반에 해당한다’는 영풍측 주장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이 사건 신주발행이 특정 주주만을 위한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으며 결국 이 사건 신주발행이 이사의 선관주의의무 및 충실의무를 위반한 것이라고 볼 수도 없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신주발행이 상법 제374조 제1항을 위반했다’ ‘공정거래법 등을 위반했다’는 원고측 주장도 모두 배격했다.

앞서 고려아연은 지난 15일 이사회를 열고 미국 내 통합 비철금속 제련소 건설 투자 방안 및 제3자 배정 유상증자 안건을 최종 의결했다. 미국 정부 및 방산업계와 JV를 세워 제련소를 설립한다는 내용이다. JV 설립으로 미국측과 고려아연이 출자할 금액은 약 2조8500억원(19억4000만달러)으로, 이는 고려아연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투입된다. 고려아연이 해당 금액을 확보하고 JV가 고려아연 보통주 220만9716주를 소유하는 구조다.

유증이 진행되면 JV는 전체 고려아연 주식의 10%가량을 확보하게 된다. 자연스럽게 영풍·MBK 측 지분은 40% 수준으로 낮아진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측 지분도 29%로 내려가지만, JV 지분을 더하면 39%로 오르게 된다. 이에 영풍·MBK측은 신주 발행을 금지해달라며 가처분을 냈지만 이날 기각됐다.

김은광 기자 powerttp@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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