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비통 가방 자르고 꿰매면’ 상표권 침해?
1·2심, 루이비통 일부 승소
대법, 26일 오후 공개변론
‘루이비통 가방’을 리폼해 다른 형태로 만든 리폼업자의 행위가 상표권 침해에 해당할까. 1심과 2심 법원은 상표권 침해에 해당한다며 루이비통의 손을 들어줬다. 대법원이 어떤 판단을 내릴지 주목된다.
대법원 2부(주심 권영준 대법관)는 26일 오후 2시 제1호 소법정에서 루이비통 말레띠에가 리폼업자 이 모씨를 상대로 “상표권을 침해 당했다”며 낸 민사소송의 상고심 공개변론을 연다.
리폼업자 이씨는 2017년부터 2021년까지 고객에게 받은 루이비통 가방 원단을 재사용해 다른 크기의 가방과 지갑 등을 제작했고 고객으로부터 제품 1개당 10만~70만원의 수선비를 받았다.
이에 루이비통은 2022년 2월 이씨를 상대로 상표권 침해금지와 3000만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리폼은 중고품인 명품 가방을 받아 다른 형태의 가방 또는 지갑으로 만드는 행위다. 개인이 직접 리폼하는 경우도 있고, 이씨와 같이 전문적 기술자에게 맡기고 비용을 지불하는 일도 명품 시장에서 흔한 일이다.
이번 사건의 쟁점은 △리폼 행위가 출처표시로서, 혹은 업으로서 상표 사용에 해당하는지 △리폼 제품이 상표법상 상품에 해당하는지 △리폼 제품에 대한 상품 출처를 혼동할 가능성이 있는지 등이다.
1심 법원인 서울중앙지법은 2022년 원고인 루이비통측의 청구를 일부 인용해 이씨에게 15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2심인 특허법원은 지난해 10월 이씨의 항소를 기각해 판결을 유지했다.
이씨는 이에 불복해 대법원에 상고했다.
이번 사건은 명품 가방의 구매자가 오롯이 개인 목적으로 리폼을 한 행위가 명품 브랜드의 상표권을 침해한다고 해석될 수 있을지가 법적 쟁점으로 부상하면서 유통 및 패션업계에서도 관심이 높은 사안이다.
이날 대법원 소부 공개변론에는 루이비통과 리폼업자 양측 주장을 뒷받침하는 전문가들이 참고인으로 출석해 의견을 진술·청취하는 절차도 진행된다.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아닌 소부(대법관 4명으로 구성된 재판부) 사건의 변론이 공개되는 일은 흔지 않다. 이번이 역대 여섯 번째다.
다만 올해로 치면 이달에만 두 번째다. 앞서 이달 4일 자동차보험금의 자기부담금 지급 여부가 문제된 손해배상 청구 사건의 공개변론이 열린 바 있다.
대법원 관계자는 “국민적 관심이 집중되고 사회적 영향이 큰 사건에 대한 공개변론을 확대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 대법원의 정책법원 기능에 부응하고 국민의 신뢰를 높이기 위해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선일 기자 si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