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상품 경쟁자 된 월배당 ETF
보험연구원 “대안 필요”
월배당 ETF(Exchange-Traded Fund, 상장지수펀드) 인기가 날로 올라가면서 보험사들이 주로 판매하는 연금상품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보험연구원 조영현 연구위원은 최근 ‘월배당 ETF 성장과 보험회사의 과제’ 보고서를 내고 “월배당 ETF는 꾸준한 소득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보험사의 전통적 연금과 경쟁 관계”라며 “이에 대응하기 위해 보험회사는 중위험 감수를 할 수 있는 소비자를 위한 상품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국 ETF 시장은 2020년 이후 급성장해 올해 6월말 기준으로 순자산총액이 210조원에 달한다.
ETF는 다양한 형태로 만들어져 판매되는데 최근 연 10% 이상 분배금 지급을 목표로 출시된 상품도 있다. 매달 꾸준한 수익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기존 연금 상품의 경쟁자로 떠오른지 오래다.
올 7월을 기준으로 한국의 월배당ETF는 112개, 순자산은 23조7000억원 규모다. 이는 전체 ETF 중 10%가 넘는 비중이다. 유형별로 보면 커버드콜형이 급성장하면서 35개(8조7000억원) 규모다.
ETF 시장이 급성장하기 시작한 2020년 이후 연금저축과 퇴직연금이 금융투자업권으로 빠르게 이동하는 현상이 관찰되고 있다. 연금저축계약건수의 경우 2024년 금투업권이 430만건으로 나타났다. 이는 보험업권 412만건을 역전했다. 월배당 ETF가 급성장한 2022년 이후에는 금투업권의 연금저축 적립금이 급성장했다.
이러한 변화는 소비자의 금융투자 경험과 지식이 확대됐기 때문이다. 국내 상장기업 주식수를 보유한 투자자가 2019년 600만원 수준이었지만 2020년 말 900만명을 넘어섰다.
일정 수준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더 높은 수익을 추구하는 적극적 투자 행태가 확산되는 상황이다. 결국 경험 확대는 시장 저변을 넓히게 됐다.
조 연구위원은 “보험사는 월배당 ETF가 가지는 장점을 적용하고, 보험회사 연금 고유의 장점은 유지하는 ‘중위험 감수’ 소비자를 위한 중위험・중수익 상품을 강화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며 “연금저축보험 퇴직연금 변액연금 등을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승완 기자 osw@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