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 영풍 환경 리스크 지적…고려아연 M&A 명분 흔들리나

2025-12-29 20:41:12 게재

임시이사회서 석포제련소 환경문제 언급

주주가치 제고 내세운 적대적 M&A 논리 약화 지적

영풍과 손잡고 고려아연에 대한 적대적 인수합병(M&A)을 추진 중인 MBK파트너스가 영풍 석포제련소의 환경 리스크를 인지하고 있었던 정황이 드러나면서, 그간 내세워온 ‘주주가치 제고’ 명분이 설득력을 잃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9일 재계에 따르면 지난 15일 열린 고려아연 임시 이사회에서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은 영풍 석포제련소의 환경 문제와 관련해 내부적으로 상당한 인식을 갖고 있음을 시사하는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김 부회장은 고려아연의 미국 테네시주 클락스빌 제련소 건설 안건을 두고 진행된 토론 과정에서 “영풍 석포제련소에서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 이른바 ‘폰드 케이크’”라며 “제련 과정에서 발생한 잔여물이 장기간 적치돼 있다”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폰드 케이크는 제련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로, 일반적으로 제련소 내 폰드장에 보관한 뒤 추가 처리 과정을 거친다. 김 부회장은 이와 관련해 “관리 방식에 따라 자산이 될 수도 있지만, 적절히 관리되지 않으면 환경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김 부회장은 “오랜 기간 쌓인 잔여물이 제때 반출되지 않으면 강우 시 누출수가 발생할 수 있고, 이로 인해 토양 오염 등 환경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는 점도 함께 언급했다. 석포제련소의 환경 리스크 구조를 구체적으로 인지하고 있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라는 평가다.

고려아연은 제련 부산물이 보관되는 폰드장에서 구리뿐 아니라 게르마늄·갈륨·인듐 등 핵심 광물을 추가로 회수하는 독자 기술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영풍 석포제련소는 폰드장 운영과 부산물 처리 문제를 둘러싸고 지속적으로 논란이 제기돼 왔다.

실제로 환경부는 2021년 석포제련소 제련 잔재물이 낙동강 수계로 유출돼 인근 지하수 및 하천이 중금속에 오염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과징금을 부과한 바 있다. 지난해 10월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석포제련소의 환경법 위반 사례와 폐기물 관리 문제가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김 부회장은 발언 과정에서 “영풍 관계자들이 참석한 자리여서 송구하다”는 취지의 언급을 하면서도, 석포제련소의 입지적 특성이 환경 관리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을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영풍 측 참석자들은 공개적인 반박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정석용 기자 sy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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