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호 장관, 검찰 보완수사에 힘 싣기
법무부, ‘검찰 보완수사 우수사례집’ 발간
보완수사·재심업무 우수 검사·수사관 표창
SNS에 “김건희 면죄부 검찰, 통렬히 반성”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검찰의 보완수사에 힘을 싣고 있어 내년 신설 예정인 공소청에 보완수사권을 부여할지 관심을 끈다.
검찰 보완수사 우수사례집 발간에 이어 보완수사 및 재심업무 우수 검사와 수사관들에게 표창을 수여했다. 반면 ‘민중기 특검’ 수사 결과와 관련 김건희 여사에게 면죄부를 줬던 검찰이 통렬히 반성하고 앞으로 정치검찰과 완전히 결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는 전날 보완수사를 통해 사건의 실체를 규명하고 재심 업무를 통해 국민의 인권을 보호한 검사와 수사관 8명에게 표창을 수여했다.
보완수사 우수 검사로 선정된 수원지검 김병진(변호사시험 7회) 검사와 강현식 수사관은 경찰이 ‘혐의없음’으로 불송치한 자금세탁업체 대표의 사기방조 범죄를 재수사해 2496억원 상당의 보이스피싱 피해금이 코인으로 환전돼 해외로 빠져나간 범행의 전모를 밝혀냈다.
아울러 이 사건 수사 무마 대가로 7900만원 상당의 뇌물을 받은 현직 경찰서장 등 비호세력도 찾아내 총 7명 중 6명을 구속기소 했다.
부산지검 동부지청의 김정훈(사법연수원 41기) 검사와 김관순 수사관은 보완수사를 통해 허위 임대차 계약을 맺은 일당의 조직적인 전세사기 범행을 밝혀내 표창을 받았다.
앞서 이 사건을 수사한 경찰은 허위로 임대차 계약을 맺고 이를 토대로 전세자금 명목으로 3억원을 대출받아 가로챈 허위 임차인 1명을 불구속 송치했다. 하지만, 김 검사와 김 수사관은 계좌 추적과 임대차계약 현황 전수 조사 등 보완수사를 거쳐 공범 3명을 추가로 찾아내고 이중 죄질이 나쁜 2명을 구속기소 했다.
이 밖에도 필리핀 국적의 이주 여성에 대한 성폭력 사건을 송치받아 보완수사해 추가 강제추행 범행을 밝혀내고, 피해자가 의료비 등을 지원받도록 조치한 춘천지검 원주지청 장혜수(6회) 검사와 조용선 수사관도 표창을 받았다.
재심 업무 우수 검사로는 부산지검 최성규(사법연수원 40기) 검사가 꼽혔다. 최성규 검사는 성폭력 피해자 최말자씨가 강제로 입맞춤을 시도한 남성의 혀를 깨물어 절단한 한 혐의로 구속기소돼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사건의 재심에서 최씨의 정당방위가 성립됨을 규명해 무죄를 구형했다.
여순사건 희생자 유족의 재심 청구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특별재심 사유가 있음을 확인하고 직권으로 특별재심을 청구해 희생자와 유족의 명예 회복과 인권 보호에 기여한 광주지검 순천지청 김태환(49기) 검사도 표창을 받았다.
앞서 법무부는 지난 26일 검찰의 보완수사 우수사례집을 발간하면서 정성호 장관이 경찰의 수사도 완전무결하다 보장할 순 없다며 신설 예정인 공소청에 보완수사권이 필요하다는 쪽에 무게를 실었다.
이날 공개된 사례집엔 검찰이 보완수사를 통해 실체를 규명한 사례 총 77건이 망라돼 있다. 유형별로 구분하면 △피해자의 상처를 치유한 사례 18건 △피의자의 억울함을 해소한 사례 12건 △경찰 수사미진 송치사건의 진상을 규명한 사례 12건 △숨겨져 있던 진실을 밝혀낸 사례 7건 △암장 직전의 사건을 규명한 사례 5건 등이다.
정 장관은 검찰 보완수사 우수사례집 발간사에서 “검찰 보완수사가 존치돼야 하는지에 대해 다양한 논의가 있다”면서도 “그러나 1차 수사의 완전성을 담보할 수 없고, 지연·부실수사 같은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팽배한 현실에서 보완수사마저 금지된다면 일반 국민이 피해를 받지 않는지 냉철하게 점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검찰 보완수사 우수사례집에 대해선 “경찰이 발견하지 못했던 성폭력 범죄의 증거를 찾아 가해자를 엄벌한 사건, 억울하게 구속된 피의자의 무고함을 밝혀 석방한 사례 등 보완수사가 왜 필요한지 보여주는 선례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고 썼다.
이와 함께 정 장관은 기존 검찰의 잘못된 행태에 대해서는 통렬한 자기반성이 필요하며 내년에는 정치검찰과 완전히 결별하는 원년이 되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장관은 ‘3대(내란·김건희·순직해병) 특검’이 모두 종료된 29일 “정의의 대변자여야 할 검찰이 오히려 수사의 대상으로 전락한 데 대해 뼈를 깎는 성찰과 처절한 자기반성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 장관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3대 특검의 성과와 한계는 국민과 역사가 평가할 것”이라며 “그러나 검찰이 면죄부를 줬던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과 디올백 수수 등 부패 혐의가 특검 수사로 비로소 진실을 드러내고, 기소에 이르게 된 현실에 대해선 검찰의 통렬한 반성이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장관은 또 “공정하고 절제된 권한 행사를 요구하는 검찰 개혁은 피할 수 없는 시대의 요구”라며 “이번 특검을 검찰권 남용의 역사와 결별하는 또 하나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법무부는 내년 새롭게 출범할 중수청(중대범죄수사청)과 공소청이 ‘권력의 파수꾼’이 아닌, 국민 인권의 옹호자로 기능할 수 있도록 제도적 시스템을 구축해 나갈 것”이라며 “다가오는 2026년은 대한민국이 정치검찰과 완전히 결별하는 원년이 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선일 기자 si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