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대출금리, 올해 4분기 이후 오름세 전환
기준금리 장기 동결, 채권금리 상승 등 원인
새해도 가계대출 중심 금리 오름세 지속 전망
올해 4분기 이후 은행권 대출금리가 오름세로 전환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대출금리 내림세는 10월을 정점으로 그쳤다. 대출금리 오름세는 새해 들어서도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ECOS)에 따르면, 은행권 신규취급액 기준 대출금리는 11월 일제히 오름세로 전환했다. 전체 대출금리는 4.15%로 10월(40.2%)에 비해 0.13%p나 올랐다. 가계대출 금리는 4.32%로 전달 대비 0.08%p, 기업대출 금리는 4.10%로 0.14%p 상승했다.
특히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같은 기간 0.19%p나 급등한 4.17% 수준을 보였다. 올해 3월(4.17%) 이후 8개월 만에 다시 4%대로 올라섰다. 아직 12월 금리동향은 공식적으로 집계되지 않았지만 최근 주요 시중은행의 대출금리 상승세 등을 고려할 때 더 올랐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민수 한은 금융통계팀장은 “11월에는 한은 통화정책에 대한 전망변화 경로가 반영돼 지표 금리가 큰폭으로 상승했다”면서 “12월에도 지난주까지 장기금리와 단기금리가 오르는 상황이어서 대출금리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달 29일 기준 주요 5대 시중은행의 고정형 주담대 금리는 연 3.94~6.24%까지 상승했다. 지난달 말(3.78~6.08%)과 비교해 상단과 하단이 각각 0.16%p씩 상승했다. 고객의 신용도 등에 따라 가산금리와 우대금리 적용이 다르지만 이미 상당수 채무자는 5% 안팎의 금리를 적용받고, 일부는 6%대까지 높은 금리부담을 안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흐름은 새해에도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정부가 부동산시장 안정화대책으로 내놓은 대출규제가 내년에도 지속되고, 은행권이 생산적 금융 등 기업대출로 영업을 집중할 가능성이 있어 가계대출 금리는 상당기간 고공행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내년에도 당국이 엄격한 가계대출 관리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방침이어서 당분간 금리를 낮추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한국금융연구원은 최근 금리변동성을 일회성이 아닌 보다 구조적으로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석기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발표한 ‘자금순환표로 본 금리변화 요인’에서 인구구조의 변화 흐름 등을 고려하면 △자금 공급자 기능을 하는 가계부문의 공급능력 축소 △자금 수요자인 기업의 경기상황에 따른 변동성 확대 △정부는 사회보장성 지출 등으로 자금수요자 전환 등의 구조적 변화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 연구위원은 “우리나라 경제는 금리 변화에 영향을 미치는 평균수명이나 인구구조 등의 요인이 극단적 수치를 보인다”며 “금리가 상승하는 경우 그동안 저금리를 전제로 유지될 수 있었던 기업의 활동방식 등도 경제적 비용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백만호 기자 hopebai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