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장부가 수익률 커져도 환율 오르면 노후자산 증가 아냐”
이창용 총재 신년사서 지적 “국민연금 기계적으로 달러 매입 외환당국 달러 매도 진퇴양난”
이창용 한은 총재가 국민연금의 외환시장 ‘환헤지’ 필요성을 강조했다. 국민의 노후자산인 국민연금이 외환시장에서 환율 안정에 동원되는 것에 대한 비판 여론을 의식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총재는 2일 발표한 신년사에서 최근 외환시장에서 환율 변동성이 커진 것에 대해 우려를 드러내면서 국민연금의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국민연금은 달러를 정해진 계획에 따라 기계적으로 매입하고, 외환당국은 환율을 관리하기 위해 달러를 매도해야 하는 진퇴양난이 반복될 수 있다”며 “그 과정에서 환율이 상승해 연금의 원화 표시 장부가 수익률이 높아져도 국민의 노후 자산이 장기적으로 불어났다고 볼수는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총재의 이러한 인식은 최근 국민연금이 환율 상승을 막기 위해 달러 환헤지에 동원되는 것에 대한 비판을 의식한 것으로 읽힌다.
국민연금이 미국 주식시장 등에서 수익을 내고 환율이 오르면 추가로 ‘환차익’까지 거둘 수 있는데 환헤지를 통해 사실상 시세보다 낮게 달러를 매도하면 원화표시 장부가격이 줄어들 수 있다는 비판이다.
이 총재는 이러한 비판에 대해 궁극적으로 환율이 오르면 국내 소비자물가와 금리 상승 등으로 이어져 고환율 고물가에 따른 화폐가치 하락을 지적한 셈이다.
이 총재는 또 환율 상승의 원인이 이른바 ‘서학개미’의 달러 매입 확대에 있음도 거듭 강조했다. 그는 “국내 거주자의 지속적인 해외 투자 확대가 거시적으로 우리 경제성장과 국내 자본시장 발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종합적으로 검토할 시점”이라며 “정부 관련부처와 한국은행, 국민연금이 협력해 새로운 프레임워크 구축을 논의하기로 한 것은 큰 진전”이라고 했다.
백만호 기자 hopebai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