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의존 곡물·에너지 해상공급망 취약
해진공, 곡물·철광석·원유·LNG 분석
우리나라가 곡물 에너지 등 주요 전략물자를 해외수입에 의존하고 있지만 이를 운송하는 해상공급망이 중국 일본 등에 비해 취약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해양진흥공사는 지난해 12월 30일 발행한 ‘대한민국 해상공급망 종합진단 보고서’에서 곡물 철광석 원유 액화천연가스(LNG) 등 주요 전략물자의 해상공급망 현황 분석을 통해 취약한 공급망 원인을 분석하고 대안을 제시했다.
◆곡물메이저에 60% 이상 의존 = 우리나라 곡물 수입량은 전 세계 곡물 해상 물동량 5억3600만톤 중 1720만톤으로 중국(1억5100만톤) 일본(2490만톤) 베트남(2020만톤)에 이어 4위 규모다. 곡물 수출국은 미국(50%) 남미(30%) 호주(12%) 등이다.
국내 곡물 조달은 공개입찰방식으로 공급하지만 카길 ADM 벙기 LDC 등 이른바 4대 곡물메이저가 60% 이상을 담당하고 있다. 대부분 서해 항만들을 통해 파나막스 또는 핸디막스 규모 선박들을 통해 수입한다. 항로는 △미 동부(뉴올리언즈-파나마운하-한국) △남미(브라질-희망봉-싱가포르-한국) △태평양(포틀랜드-한국) △서호주(퀴나나-한국) 등으로 다양하다.
곡물 수입량 1, 2위인 중국과 일본은 일찍부터 안정적인 공급망을 구축하기 위해 투자했다.
중국은 13억 인구의 식량안보를 확보하고 미국·호주 등 특정국 의존도 완화를 위해 2014년부터 COFCO, 지노그레인(Sinograin) 등 국영기업 중심으로 △글로벌 곡물 메이저 인수와 △곡물 터미널 투자 양축으로 투자를 진행했다.
이에 따라 COFCO가 니데라(네덜란드), 노블애그리(싱가포르) 지분 100%를 단계적으로 인수, 글로벌 5대 곡물 메이저 위상을 확보했다.
COFCO는 브라질 아르헨티나 미국 우크라이나 루마니아 등 전 세계 18개국에 18개 곡물 터미널을 직접 보유·운영하고 내륙 사일로도 갖췄다. 글로벌 곡물 수출항에 환적 기지와 사일로를 구축했고, 현재 220만톤 이상 확보할 수 있는 규모다.
일본도 1970년대부터 식량안보를 국가 생존과 직결된 전략자산으로 간주해 민·관 협력을 통한 해외 곡물 인프라 확보에 집중했다. 현재 전국농업협동조합연합회(JA전농)와 종합상사가 3대 7 비중으로 역할을 분담해 곡물메이저에 의존하지 않는 독자적 조달체계를 구축했다.
한국은 현재 2개(포스코인터내셔널, 팬오션) 해외 곡물터미널을 운영하는데 그쳐 구조적 취약성을 보이고 있다.
국내 기업의 해외 곡물터미널 보유는 전체 수입량 대비 1~2%에 불과해 구조적으로 공급망 불확실성이 존재한다. 정부는 2027년까지 해외 곡물터미널 5개소 확보 및 활용 비중 18% 달성을 목표로 제시했지만 정책금융 지원 실적은 아직 없다.
해진공은 정책금융 연계지원을 확대하고 민간공동펀드 조성을 대안으로 제안했다. 또 미국·브라질·호주 등 전략거점 중심으로 터미널 지분을 확보하는 것도 제안했다.
◆에너지수입 세계 3위, 수출항 영향력 부족 = 2024년 기준 우리나라 철광석 수입량은 6950만톤으로 전 세계 해상수입량의 4.4%다. 중국 일본에 이어 3위다.
포스코 현대제철(글로비스) 등의 물량을 팬오션 에이라인해운 폴라리스쉬핑 등 국적선사들이 장기운송계약을 기반으로 운송하고 있다. 하지만 해외에 직접 항만을 소유하지 않고 광산 지분에 의존해 기존 항만 인프라를 수동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주로 포스코 주도로 호주에 집중돼 있다.
반면 일본은 호주 캐나다 등 광산지분 확보를 기반으로 철광석 수출항에 대한 공동활용 및 하역권을 확보하는 방식으로 철광석 항만 인프라에 간접 투자를 하고 있다. 중국은 브라질(남미) 페루(중미) 기니(아프리카) 등 철광석 주요 항만에 국영기업이 직접 투자하거나 운영권을 확보해 원료 공급망의 통제력을 강화하고 있다.
원유 수입량은 270만배럴로 중국 인도에 이어 세계 3위다.
대부분 장기운송계약 방식으로 운송하고 있지만 중동에 72% 의존하고 있고, 국내 터미널 용량이 부족한데다 노후화돼 있어 취약점을 노출하고 있다.
LNG도 4억1200만톤을 수입, 중국 일본에 이어 세계 3위 수입국이지만 우리나라 국적 LNG전용 운반선이 20척 안팎으로 연간 수입물량 대비 절대 부족한 상황이다. 수입물량의 70~80%를 외국선사에 의존하고 있다. 일본은 60척, 중국은 90척이다.
정연근 기자 ygju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