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1 예비 영어 학습, 방향부터 점검해야 한다

2026-01-02 12:59:00 게재

고등학교 영어는 중학교 영어의 단순한 연장이 아니다. 중등부 영어에서는 지문을 암기하고 표현을 반복 학습하는 방식이 일정 부분 통했다. 그러나 고등부 영어는 ‘문제를 푸는 기술’ 이전에, 본질적인 영어 실력 자체를 요구하는 단계다. 이 점을 이해하지 못한 채 고1을 맞이하면, 내신과 수능 모두에서 점점 더 큰 부담을 느끼게 된다. 그래서 고1 예비 시기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먼저, 고등부 내신 영어는 어휘를 바꿔 쓰는 패러프레이징(paraphrasing)을 기반으로 출제된다. 교과서나 외부지문의 문장을 그대로 묻는 문제는 거의 없다. 특히 중학교 때처럼 지문을 통째로 외워 대비하는 방식은 고등부에서는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대신 핵심 문장은 유지하되 단어와 표현을 바꾼 선택지, 혹은 의미를 미묘하게 비튼 문장들이 제시된다. 이때 단순 암기식 학습이나 해석 위주의 공부만으로는 정답을 가려내기 어렵다. 문장의 구조를 이해하고, 어휘 간의 의미 관계를 파악할 수 있는 기본적인 영어 독해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또 하나 주목할 점은, 고등부 내신은 교과서 지문보다 모의고사형 외부지문의 비중이 구조적으로 높다는 점이다. 이는 학교 시험이 수능형 독해를 지향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서술형 요약문의 비중 역시 점차 커지고 있다. 요약문은 단순히 문장을 줄이는 문제가 아니다. 글의 핵심 내용을 정확히 이해하고, 이를 자신의 영어로 다시 정리해 표현해야 한다. 이는 곧 ‘영어로 사고하고 영어로 표현하는 능력’을 요구하는 것이다. 문법 공식이나 정답 패턴을 외우는 방식으로는 대비가 불가능하며, 탄탄한 독해력과 문장 구성 능력, 즉 영어 실력이 전제되어야만 안정적인 점수를 기대할 수 있다.

수능은 내신과 접근 방식부터가 근본적으로 다르다. 내신이 학교 수업과 정해진 교재를 바탕으로 한 변형 문제 중심이라면, 수능은 출제 범위가 정해져 있지 않은 독해 지문을 통해 학생의 영어 이해 능력 자체를 평가한다. 많은 학생들이 고1, 고2 때 영어 모의고사가 비교적 쉽게 출제되는 것을 보고 안심하지만, 수능 영어의 특징은 고3에 들어서며 난도가 급격히 상승한다는 점이다. 지문은 길어지고, 추론의 깊이는 깊어지며, 어휘 수준 또한 몇 단계 높아진다. 그 결과, 올해 상대적으로 어렵게 출제된 수능 영어에서 최저학력기준을 맞추지 못해 수시 전형에서 탈락하는 학생들이 적지 않았다. 평소 모의고사 성적만을 기준으로 판단했다가, 실제 수능에서 요구되는 독해력과 사고력의 차이를 체감하는 경우가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이 시점에서 기초가 부족한 학생은 단기간에 이를 따라잡기 어렵다. 결국 수능에서의 성패는 고1, 고2 시기에 얼마나 차분히 영어 실력을 쌓아왔는지에 달려 있다.

따라서 고1 예비 시기에는 문제 풀이의 양을 늘리는 것보다, 정확한 독해력과 어휘력, 문장 구조에 대한 이해에 집중해야 한다. 영어를 ‘시험 과목’이 아닌 ‘언어’로 다루는 훈련이 필요하다. 이 시기에 다져진 실력은 고등부 내신은 물론, 고3 수능까지 흔들리지 않는 기반이 된다. 고등 영어는 요령으로 버틸 수 있는 과목이 아니다. 탄탄한 영어 실력만이 내신과 수능을 동시에 대비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고1 예비 시기는 그 출발선에 서는 시간이다. 이 중요한 시기를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고등학교 3년의 영어 학습은 전혀 다른 모습이 될 수 있다.

정구승 원장

정구승 원장

일산 후곡 정구승영어학원 영어교육 전문가
일산내일 기자 won-12341@naeillm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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