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줄 막힌 부동산PF, ABS발행 확대로 ‘사업지속’
PF대출 기초로 유동화증권 발행해 자금조달
작년 등록 PF ABS 발행 6.9조, 291.9% 증가
비등록 PF ABS 발행 190조, 전년대비 27조↑
자금조달 경색으로 직접 대출이 막힌 부동산PF 사업장들이 PF대출채권 유동화를 통해 자금구조를 전환하며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부동산PF 대출채권을 기초자산으로 한 자산유동화증권(ABS) 발행규모가 전년 대비 290% 이상 증가했다.
30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5년 ABS 등록발행 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등록 ABS 전체 발행금액은 46조7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5조원(9.7%) 감소했다.
하지만 부동산PF 기초 ABS 발행액은 6조9456억원으로 전년(1조7724억원) 대비 5조1732억원(291.9%) 증가했다.
대출채권과 매출채권 ABS 발행이 전체적으로 감소한 가운데 부동산PF 기초 ABS만 급증한 것이다.
금감원은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보증을 활용한 등록 PF유동화에 대한 수요 확대 등으로 발행규모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HUG의 신용보강을 기반으로 발행된 ABS가 대부분을 차지하는 등 정부의 정책적 지원에 따른 영향이 컸다.
정부는 지난해 9월 주택공급 확대 방안의 후속조치로 HUG의 보증규모를 기존 86조원에서 100조원으로 확대하고 PF대출 보증한도를 총사업비의 50%에서 70%로 상향했다.
또 시공사의 시공순위 제한을 폐지하는 등 보증요건 완화 특례를 1년 연장했다.
한국신용평가는 “2024년 하반기부터 PF구조조정 속에서도 일부 대형 증권사를 중심으로 우량사업장을 대상으로 한 본PF, 리파이낸싱 취급이 다시 확대돼 5년 내 최대치를 기록했다”며 “건당 발행금액 기준 100억원을 초과하고 조달기간이 1년을 넘는 자금조달이 높은 비중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수도권 아파트 PF사업장을 중심으로 HUG 보증을 통한 ABS발행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한국신용평가도 ABS발행이 새로운 사업장에 브릿지금융으로 참여하기 보다는 사업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일부 사업장을 대상으로 본 PF 전환과 기존 사업장 리파이낸싱을 통한 유동화가 이뤄지면서 발행규모가 증가한 것으로 보고 있다.
부동산PF 기초 ABS발행 실적을 보면 2023년 1조9150억원, 2024년 1조7724억원, 지난해 6조9456억원이다. 전체 대출채권 ABS 중 차지하는 비중도 14.9%로 전년(3.4%) 대비 11.5%p 증가했다.
비등록 ABS 발행에서도 부동산PF 기초 ABS 발행이 급격히 늘었다. 비등록 ABS는 주로 단기자금 조달을 위해 자산유동화법이 아닌 상법 등에 따라 발행하는 것으로 금융당국에 계획등록신청서 등을 제출하지 않아도 된다.
비등록 부동산PF ABS 발행규모는 지난해 190조1815억원으로 전년(162조9102억원) 대비 27조2713억원(16.7%) 증가했다.
지난해 부동산PF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발행규모는 24조4210억원, AB단기사채(통상 3개월)는 162조4424억원, AB사채(1년 초과)는 3조3181억원이다.
하지만 올해 PF 유동화 발행 환경은 작년에 비해 악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신용평가는 “2025년말 시작된 시장금리 상승은 PF 대출 자금조달 환경을 악화시킬 가능성이 있다”며 “정부의 부동산 정책 기조에 따라 주거용 부동산 시장 상황은 매우 가변적일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또 “정부의 부동산PF 건전성 제도 개선 방향에 따라 구체적인 내용과 이에 대응한 금융권 전반의 투자 익스포져 운용전략이 PF 투자 대상과 규모 등을 제어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지난해 주택담보대출을 기초자산으로 한 주택저당증권(MBS) 발행 규모는 13조6000억원으로 전년(18조9000억원) 대비 5조4000억원 감소했다.
주택금융공사의 정책금융상품인 특례보금자리론 종료 등 정책성 대출 축소에 따라 MBS 발행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2023년 MBS발행액은 37조원에 달했다.
금융회사들의 ABS발행 규모도 크게 줄었다. 지난해 발행액은 20조8041억원으로 전년(25조776억원) 대비 4조2735억원(17%) 감소했다.
특히 여신전문금융회사(카드·할부·리스사)의 카드채권 및 할부금융채권 기초 ABS 발행규모가 급감한 영향이 컸다. 지난해 발행액은 7조9406억원으로 전년(11조7365억원) 대비 3조7959억원(32.3%) 감소했다. 할부금융채권은 휴대폰 단말기 매출채권을 기초로 한 ABS가 대표적이다. 국내 단말기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해당 유동화 시장 성장이 정체됐다는 분석이다.
또 최근 스마트폰 교체주기 장기화와 소비심리 위축을 부정적인 요인으로 보고 있다.
이경기 기자 cellin@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