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출산장려 위한 가족친화적 소득세제 도입을

2026-01-06 13:00:01 게재

우리나라의 1970년대 초반 합계출산율은 약 4.5명이었지만 지속적으로 하락해 1983년에는 현재의 인구가 다음 세대에 유지되는데 필요한 2.1명 미만, 2023년에는 0.72명까지 추락했다. 2024년 0.75명으로 미미한 반등에 성공했지만 인구감소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올 7월 한경협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의 ‘지금, 우리가 준비해야 할 미래’ 북토크에서 경고한 것처럼 저출산이 지속적으로 이어진다면 축소경제로의 전환이 불가피하고 저성장이나 재정부담 심화 등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현 정부는 소득세의 가족친화적 개선을 위해 ‘부부 단위 과세표준’ 제도와 자녀수를 고려하는 소득세 체계를 중장기 과제로 검토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25년 조세격차(Taxing Wages)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유자녀가구에 대한 세제혜택이 주요 국가들과 비교해 많이 부족하다. 우리나라의 2자녀 외벌이가구와 독신가구의 조세격차 차이는 11.2%p에 불과해 독일(17.9%p), 프랑스(17.4%p) 등에 비해 세제상 배려가 상대적으로 작다.

따라서 ‘자녀가 있는 가족’에 대한 세제혜택을 확대해서 결혼과 출산을 장려할 필요가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의 2025년 설문조사에서도 출산의 부정적 이유로 경제적 부담(53.7%)이 가장 높게 나타났듯이 세제를 가족친화적으로 만들어 결혼해 아이를 가지는 것이 경제적으로 유리하도록 소득세를 재설계할 필요가 있다.

‘자녀수 n분n승제’ 도입 등 세제 재설계

현행 소득세는 결혼을 하더라도 과세단위가 개인단위로 유지된다. 하지만 주요 국가들은 저출산을 극복하고 결혼을 보호하기 위해 소득세 과세단위를 조정하고 있다. 독일의 경우에는 ‘2분2승제’를, 프랑스의 경우 ‘n분n승제’를 출산장려책으로 사용하고 있다.

n분n승제는 가족원이 벌어들인 소득을 합친 다음 과세 부담 인원수로 나누어 소득세를 산정하는 방식이다. 같은 소득수준이더라도 자녀가 있는 가족이, 그리고 자녀가 많을수록 조세감면 혜택을 더 받도록 구조화한 것이다. 예를 들어 연소득 1억원의 외벌이 가구인 경우 현행 제도상 세액이 약 2000만원이지만 n분n승제를 적용하면 1자녀인 경우 약 1100만원, 2자녀인 경우 약 990만원으로 상당한 금액을 절감할 수 있다.

이 방식은 결혼친화적인 세제로 평가되지만 상대적으로 저소득층인 젊은 부부보다 고소득 가구의 조세감면 효과가 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 경우 프랑스의 n분n승제처럼 조세감면 혜택을 제한하는 방식을 참고할 만하다.

현재 상황에서 보다 적극적인 조세정책이 아니라면 출산 장려에 별다른 효과가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가족의 경제적 부담을 줄여줄 수 있는 실효성 있는 조세지원이 필요하다. 우리나라도 ‘자녀수 n분n승제’를 최대한 빠르게 도입해 가족이 유리한 과세방식을 선택할 수 있게 해야 한다. 대대적인 세제개편 때문에 빠른 도입이 어렵다면 우선 희망하는 가정의 경우에만 선택적으로 적용하도록 조세특례제한법에 특례로 도입할 수 있을 것이다.

세수 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득

제도상 가장 우려되는 고소득 가구 혜택이 상대적으로 크다는 문제는 자녀 1인 추가 시 받는 세액감면한도 상한 설정으로 그 혜택을 제한해 대응할 수 있다. 물론 이와 같은 가족에 대한 적극적인 조세지원으로 세수입이 줄 수 있지만 초국가적인 출산율 하락을 극복하기 위한 대책이라면 장기적으로는 실보다 득이 많을 것이다.

임동원 한경협 미래전략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