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다가 울다가…속내 복잡한 국힘 단체장들

2026-01-06 13:00:04 게재

판세 불리? 현역의원 도전 기피해 경선 고민 덜어

물갈이 압박 부담 … 당 지지율 부진, 본선에 악재

윤석열정부 출범 직후인 2022년 6월 치러진 제8회 지방선거는 국민의힘이 ‘허니문 효과’에 힘입어 압승을 거뒀다. 현역 광역단체장 다수가 국민의힘 소속인 이유다. 요즘 국민의힘 광역단체장들의 속내가 복잡하다. 웃을 일도 생겼지만, 견디기 힘든 일이 겹쳐 쏟아진다.

선거가 닥치면서 부담감이 커지는 광역단체장들에게 그나마 희소식은 현역의원들의 도전이 드물 것이란 전언이다. 국민의힘 텃밭인 TK(대구·경북)을 제외한 수도권과 충청권, PK(부산·울산·경남), 강원권의 판세가 “어렵다”는 분석이 나오자 광역단체장 도전을 꿈꾸던 현역의원들이 하나둘 포기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광역단체장들 입장에선 지난 4년간 지역구 현역의원들을 잠재적 경쟁자로 견제해 왔지만 막상 선거 국면에선 의원들의 불출마로 경선 부담을 덜게 된 셈이다. 모 광역단체장 측근은 “다들 판세가 어렵다고 하니 우리 지역에도 출마를 준비하던 의원이 최근 불출마로 마음을 바꿨다고 하더라. 우리로선 경선 부담을 덜었으니 그나마 희소식”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부 광역단체장들은 이른바 ‘장동혁 변수’를 부담으로 느끼는 분위기다. 장 대표는 지난 2일 “지방선거 공천에 있어서 새로운 인물들, 국민이 감동할 수 있는 인물들로 인적 쇄신을 이루고 파격적인 공천을 하는 게 지방선거 승리의 전제조건”이라고 말했다. 일부 광역단체장을 물갈이하겠다는 의중으로 읽혔다. 장 대표 주변에서는 “새로운 경선 규칙을 통해 경쟁력 약한 단체장을 솎아내고, 경쟁력 강한 새 얼굴을 공천해야 한다”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장 대표와 정치적 견해차를 보여온 오세훈 서울시장과 박형준 부산시장 등도 부담을 느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장 대표는 당 일각에서 요구하는 ‘계엄 사과’와 ‘윤석열과의 절연’도 계속 거부하고 있다. 혁신파와 친한계(한동훈)는 이 때문에 당 지지율이 20%대에 정체돼 있다고 주장한다. 일부 광역단체장들도 장 대표의 ‘마이웨이’로 본선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를 호소한다. 장 대표의 ‘마이웨이’로 인해 중도층이 등을 돌렸기 때문에 수도권과 충청권, PK, 강원권 등 선거는 이기기 어렵다는 것이다. 앞서 단체장 측근은 “단체장이 그동안 아무리 잘했어도 국민의힘에 대한 평가가 요즘처럼 나쁘면 선거를 이길 재간이 없다. 장 대표가 선거에 도움이 되지 않고 있다”고 불만을 터트렸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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