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퇴직금 미지급’ 쿠팡 수사 속도

2026-01-06 13:00:04 게재

“쿠팡 본사가 채용 관여” 진술 확보

쿠팡 퇴직금 미지급 사건 불기소 외압 의혹을 수사하는 안권섭 상설특별검사팀은 쿠팡의 인사관리시스템을 들여다보고 있다. 검찰의 불기소 처분이 적절했는지 파악하기 위해 쿠팡의 인사관리 문제부터 겨냥하고 나선 모습이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특검팀은 이른바 ‘쿠팡 블랙리스트’ 공익제보자인 김준호씨를 조사하면서 쿠팡 본사가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 채용 과정 전반에 관여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CFS 지역센터 인사팀에서 근무했던 김씨는 지난해 2월 쿠팡이 이른바 ‘PNG(Persona Non Grata·기피인물)’ 명단을 만들어 부당하게 재취업을 막고 있다고 폭로한 인물이다.

특검팀은 지난달 31일과 지난 4일 두 차례 김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김씨는 특검 조사에서 ‘PNG리스트를 관리하는 사이트부터 채용 과정 전반을 쿠팡에서 관여하고 있다’는 취지의 진술을 했다고 한다.

PNG리스트 운영과 관련 쿠팡은 위법 소지가 없다는 입장이다. 쿠팡은 이 의혹이 불거졌을 때에도 “직원에 대한 인사평가는 회사의 고유권한”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김씨의 이같은 진술은 CFS가 일용직 근로자를 사실상 상용직 근로자처럼 관리해온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일용직 근로자라면 굳이 블랙리스트까지 만들어 관리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법원 판례에서는 일용직 근로자는 퇴직금 지급 대상이 아니지만 상용 근로자성이 인정되는 경우 퇴직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본다. 쿠팡측은 CFS 노동자들이 일 단위로 계약을 체결하고 근태나 다른 사업장 근무 등에 제약을 두지 않았다는 점에서 전형적인 일용직 근로자에 해당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김씨의 진술대로 쿠팡측이 일용 근로자의 채용과 인사를 조직적으로 관리했다면 상용 근로자성을 인정할 여지가 커진다. 상용 근로자성이 인정되면 쿠팡은 퇴직금 체불에 따른 법적 책임이 불가피해질 것으로 보인다. 쿠팡의 퇴직금 미지급 사건에 대해 인천지방검찰청 부천지청이 불기소 처분하는 과정에 압력이 있었다는 의혹도 짙어진다.

앞서 쿠팡 퇴직금 미지급 사건을 수사한 문지석 부장검사는 지난해 10월 국회 국정감사에서 상급자인 엄희준 당시 부천지청장과 김동희 당시 차장검사가 무혐의 처분하라는 압력을 행사했다고 폭로한 바 있다. 이에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제3의 기관에서 진상을 규명할 필요가 있다며 특검수사를 결정했다.

지난달 6일 수사를 개시한 안권섭 특검은 문 부장검사를 두 차례 소환조사한 데 이어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와 CFS사무실, 엄 전 지청장과 김 전 차장검사 등을 압수수색하며 수사를 본격화했다.

한편 특검팀은 “관련자들 진술 내용은 수사 내용에 해당해 진위를 확인해줄 수 없다”고 밝혔다.

구본홍 기자 bhko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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