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중수청과 공소청을 세종에서 개청해야 하는 이유
올해 9월, 대한민국 형사사법 체계는 중대한 변곡점을 맞이한다. 이는 단순한 조직의 개편을 넘어 80년간 유지된 수사·기소 구조의 근본적인 변경이다. 한편 법무부(789명), 검찰청 소속 검사·공무원(1만650명)의 인적 구조 변경은 업무 공간의 변화를 수반한다. 여기서 “형사사법 기관의 최적지는 어디인가”라는 질문이 파생된다. 이에 대한 해답은 ‘세종시’이다.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은 종래의 검찰 조직과는 다른 제로베이스에서 신설된 기관이다. 건물·관행·네트워크·조직문화의 근본적 변화가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서는 기존의 공간적 환경과의 단절이 필요하다. 검찰청 해체와 무관하게 법무부는 여전히 형사사법행정을 담당하는 중앙행정기관이다. 현재 외교부와 통일부 정도를 제외한 대부분의 중앙행정기관은 세종시에 위치한다.
그런데 법무부는 여전히 ‘미이전 부처’다. 법무부·중수청·공소청의 일괄이전을 통해 입법(세종의사당)-행정-사법의 삼각 축이 비로소 세종에서 완성된다. 중수청과 공소청의 신설은 공간의 분리를 전제로 한다. 이를 위해 새로운 청사의 신축 또는 임차는 피할 수 없다. 하지만 서울·과천에서 적당한 부지·건물을 물색하는 것은 쉽지 않다. 반면 세종에는 대규모 공실의 사무실이 있고 즉시 리모델링 후 입주가 가능하다.
이전의 현실적 한계 요인
신축 대비 절감되는 예산은 크고,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까지 가대할 수 있다. 신설 기관의 공간 확보 면에서도 세종은 국가적 효율성 면에서 가장 합리적이다. 물론 정치·행정적 제약은 분명하다. 검찰 인력 1만650명의 상당수는 서울·수도권 생활 기반을 두고 있다. 또한 법무부의 교정·보호·출입국 기능은 전국에 퍼져 있어 단계적 이전 방안에 대한 내부의 논쟁도 피할 수 없다. 서울에 위치하는 대법원 및 대한변호사협회와의 관계에서 법무부 내부에도 서울 잔류를 주장하는 세력이 분명 존재할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전문가들은 “세종 신설은 가능하지만 쉽지 않다”고 진단한다.
이러한 제약에도 불구하고 세종이어야 하는 ‘결정적 이유’가 있다. 첫째, 개혁의 정신은 ‘새로운 공간’에서만 완성된다. 서울에 두면 기존 검찰권력의 지형과 문화가 그대로 이어지고, 개혁을 ‘반쪽짜리’로 만든다. 완전한 새 틀을 만들려면 물리적 공간까지 새로워야 한다. 세종은 기존 권력 질서와 인적 네트워크에서 가장 거리가 먼 곳이다. 둘째, 다른 중앙행정기관 대부분이 세종에 위치하는 상황에서 여기에 검사·수사 행정의 핵심 기관을 세종에 두면 법무부 본부 기능(기획·조정·정책)의 이전은 ‘사실상 기정사실’이 된다.
셋째, 균형발전-예산절감-신도시 활용-사법체계 개혁이라는 네 가지 국가 목표를 한 번에 실현할 수 있는 유일한 해법이 세종 신설이다. 정책적 결합 효과는 서울·과천에서는 절대 만들 수 없다.
다시 오지 않을 국가구조 재편의 기회다. 중수청·공소청의 첫 입지는 단순한 건물 입지가 아니라 대한민국 사법행정의 향후 100년을 결정하는 국가적 선택이다.
법무부 등의 이전이 필요한 이유
이번에 실기하면 법무부 이전과 사법행정의 세종 일원화는 영영 봉인될 것이다. 지금 결단하면 사법체계가 세종에서 완성되고, 개혁은 제도·조직·공간 차원에서 모두 완결된다. 정치적 부담은 크다. 그러나 정책적 명분은 완벽하다. 지금이 마지막 기회다. 세종 신설이야말로 사법개혁의 완성, 국가균형발전의 재도약, 행정 효율성의 극대화를 동시에 이루는 단 하나의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