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교·신천지 ‘정교유착’ 파헤칠까

2026-01-07 13:00:03 게재

검·경 합수본 수사 주목

속도전 기대…특검 변수

특정 종교단체의 정치권 로비 의혹을 겨냥한 검·경 합동수사본부가 출범하면서 향후 수사에 관심이 모아진다. 합수본은 김건희 특별검사 수사에서 불거진 통일교의 정치권 로비 의혹과 신천지의 경선개입 의혹을 규명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전날 출범한 ‘정교유착 비리 합동수사본부’는 김태훈 서울남부지방검찰청장을 본부장으로 총 47명 규모로 구성됐다. 검찰에서는 김 본부장과 함께 임삼빈 대검 공공수사기획관이 부본부장을 맡고 부장검사 2명, 검사 6명, 수사관 15명 등 25명이 파견됐다. 경찰에서는 함영욱 전북경찰청 수사부장(경무관)이 부본부장을 맡고 총경 2명 등 22명이 파견됐다.

문재인정부에서 법무부 검찰과장을 맡았던 김 지검장은 검찰 내에서는 드물게 친여 성향으로 평가된다. 윤석열정부에서 고검 검사로 좌천됐다가 현 정부 들어 검사장으로 승진했다. 최근 대장동 항소 포기와 관련해 검사장들이 공동입장문을 발표했을 때에도 김 지검장은 임은정 동부지검장과 함께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임 기획관은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3부장과 광주지검 공공수사부장 등을 지낸 공안통으로 분류된다. 함 경무관은 경찰청 사이버수사기획과장, 사이버범죄수사과장, 경찰청 디지털포렌식센터장 등을 지낸 수사 분야 전문가다.

검·경이 합수본을 구성한 것은 이재명 대통령이 신속한 대응을 주문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국무회의에서 정교유착 의혹과 관련해 “여든 야든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다 수사해서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질 것은 책임을 물어야 이런 일이 다시는 안 생길 것”이라며 “특검만 기다릴 수 없으니 특수본을 만들거나 경찰과 검찰이 합수본을 만들든지 검토하라”고 한 바 있다.

합수본 수사는 통일교와 신천지, 두 갈래 진행이 예상된다.

통일교는 교단 현안을 청탁하거나 정치적 영향력을 키우기 위해 정치인들에게 위법하게 후원금이나 뇌물을 전달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합수본은 특히 통일교가 한일 해저터널 추진 등을 위해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 임종성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규환 전 미래통합당 의원에게 현금을 전달했다는 의혹을 규명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신천지의 경우 국민의힘 20대 대선 후보 경선 과정에서 윤 전 대통령을 지원하기 위해 신도들을 대거 입당시켰다는 의혹이 불거진 바 있다. 당시 경쟁후보였던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윤 전 대통령이 검찰총장 시절 교단 압수수색을 막아준 보답으로 신천지가 신도 10만명가량을 책임당원으로 가입시켜 당시 윤 후보를 적극 지지했다고 주장했다.

합수본은 통일교와 신천지를 지목하며 “종교단체의 정관계 인사에 대한 금품제공, 특정 정당 가입을 통한 선거개입 등 정교유착과 관련된 의혹 일체를 대상으로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합수본은 서울고검과 중앙지검에 사무 공간 마련작업을 마무리하는 대로 경찰청 특별전담팀에서 수사해온 통일교 관련 사건을 이어받아 본격 수사에 나설 예정이다.

합수본에 결합한 검찰은 송치사건 등의 수사와 기소, 영장심사와 법리검토를 맡고 경찰은 진행 중인 사건 수사와 영장신청, 사건 송치를 담당한다.

합수본은 영장신청과 청구, 송치, 기소가 한곳에서 이뤄지는 만큼 신속한 수사가 기대된다.

그동안 종교계 인사들이 수사를 받는 사례는 적지 않았지만 교단 차원의 구조적 비리를 파헤치는 경우는 극히 드물었다. 합수본의 이번 수사는 특정 종교단체의 ‘정교유착’ 의혹을 정조준하고 있다는 점에서 수사 결과에 따라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불러올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정치권에서 통일교 특검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 변수다. 특검이 출범하면 합수본에서 하던 관련 수사는 특검이 이어받게 된다. 더불어민주당은 12월 임시국회 마지막날인 8일 본회의에서 통일교 특검법을 통과시킬 방침이다.

구본홍 기자 bhko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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