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효과?…환율 폭등에도 시장개입 규모 최소화

2026-01-07 13:00:13 게재

지난해 4분기 환율 변동성 3년여 만에 최대

3년 전에는 420억달러 규모 외환시장 개입

“당시와 시장여건 달라, 연금과 스와프도 영향”

지난해 4분기 외환시장에서 환율 변동성이 3년여 만에 가장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변동폭은 컸지만 외환시장 개입은 상대적으로 최소화했다는 평가다. 국제 금융시장 여건이 바뀌고, 외환당국과 국민연금간 스와프 체결도 시장 안정에 일부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ECOS)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평균 1450.98원으로 3분기(1385.28원) 대비 4.7% 상승했다. 이는 2022년 3분기 원달러 평균 환율이 1337.98원으로 전분기(1259.57원) 대비 6.2% 급등한 이후 13분기 만에 최대치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그동안 외환시장 안정화 조치와 관련 “환율의 절대 수준보다 변동성에 주목한다”고 거듭 밝혀왔다. 단순히 환율이 높다는 점보다 단기간 변동폭이 시장개입을 결정하는 요인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지난해 4분기는 환율 변동성에 비해 시장개입 규모가 상대적으로 미미했다는 평가다. 한은은 지난해 4분기 외환시장 순거래액 규모를 아직 공식 발표하지 않았다. 다만 외환보유액(4280.5억달러)이 3분기(4220.2억달러)보다 오히려 증가한 점 등을 고려할 때 개입을 최소화한 것으로 추정된다.

한은이 6일 발표한 지난달 외환보유액(4280.5억달러) 가운데 유가증권(3711.2억달러)이 전달 대비 82억2000만달러 감소한 데서 일부 추정은 가능하다. 외환시장에서는 작년 12월 말 하루에 환율이 30원 이상 하락한 날에 25억달러 가량 매도한 것으로 추산한다. 불과 며칠 사이 환율이 50원 가량 떨어진 데는 당국이 상당한 정도의 달러를 매도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반해 한은은 2022년 3분기 외환시장에서 막대한 규모의 달러를 내다 팔았다. 한은은 당시 시장안정화 조치 명목으로 175억4000만달러를 매도했다. 그 해에만 △1분기 83.1억달러 △2분기 154.1억달러 △4분기 46억달러 등 연간 417억2000만달러나 달러를 팔았다.

당시 막대한 양의 외환시장 개입으로 한은이 보유한 외환보유액이 2021년 12월 말 4631억2000만달러에서 1년 만에 4231억6000만달러로 400억달러나 급감하기도했다. 작년 말 외환보유액(4280.5억달러) 규모를 고려하면 당시 시장개입에 따른 여파가 아직도 이어지는 셈이다.

당국의 시장개입 최소화 배경에는 외환시장 여건 변화가 꼽힌다. 2022년은 외환시장에서 달러가 초강세를 보였지만 이번 국면은 한국 등 일부 국가 통화만 유독 약세를 보이고 있다. 박형중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2022년은 강달러 시기로 각국 중앙은행의 시장개입이 어느정도 양해되던 때였다”며 “지난해 말은 한국만 이례적이어서 당국이 적극 나서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연금과 스와프도 일부 영향을 줬을 것이라는 평가다. 박 이코노미스트는 “국민연금 환헤지 효과를 계량하기는 쉽지 않지만 효과는 일부 있었을 것”이라며 “한미간 투자협정 세부항목에 외환시장 관련 합의도 긍정적이었다”고 했다.

한편 한은은 2022년 환율 급등과 막대한 달러 매도로 외환보유액이 급감하자 이듬해 국민연금과 원화와 달러화를 일정 기간 교환하는 통화스와프를 체결해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백만호 기자 hopebaik@naeil.com

백만호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