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이보수가 있다고? “객관적 분석 막는 위험한 도박”

2026-01-07 13:00:18 게재

‘대안과 미래’ 토론회서 비판

샤이(Shy)보수는 여론조사에서는 자신의 성향을 드러내지 않지만, 실제 투표장에서는 보수후보를 찍는 계층을 뜻한다. 보수정치권에서는 주요 선거 때마다 샤이보수층의 존재에 기대를 걸어왔다.

2017년 탄핵 대선 당시 자유한국당은 “여론조사에 잡히지 않는 샤이보수가 대거 존재한다”며 대역전 가능성을 주장했다. 하지만 문재인 민주당 후보(41.1%)가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24.0%)에게 압승을 거뒀다. 2024년 총선에서도 국민의힘은 샤이보수의 존재에 기대를 걸었지만 결과는 108석에 그쳤다. 최근 국민의힘 지도부는 당 지지율이 장기간 20%대에 정체된 배경으로 “샤이보수층이 여론조사에 응답하지 않는 영향도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보수정치권이 기대를 거는 샤이보수는 실제 존재하는 것일까. 7일 국민의힘 의원모임 ‘대안과 미래’가 개최한 ‘여론조사 바로 알기 토론회(사진)’에 참석한 윤희웅 오피니언즈 대표는 샤이보수 주장이 네 가지 문제점을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윤 대표는 “샤이 가설은 선거가 끝난 후, 예측과 결과의 불일치를 과학적으로 규명하기 위해 제한적으로 사용되어야 하는 분석적 개념”이라며 “선거전의 열세를 ‘숨겨진 지지층이 있다’는 막연한 희망으로 덮는 것은 객관적인 판세 분석을 마비시키는 위험한 도박”이라고 비판했다. 윤 대표는 “낮은 지지율과 부정적 여론을 정책의 문제가 아닌 샤이층의 침묵 탓으로 돌리면 문제의 본질을 외면하게 된다”며 “비판→수용→개선으로 이어지는 민주주의의 건전한 피드백 루프가 무력화돼 조직의 자정능력이 상실된다”고 밝혔다. 그는 “여론조사에 대한 회피, 공개적 지지 표명의 거부는 유권자가 보내는 또 하나의 강력한 정치적 시그널”이라고 지적했다. 윤 대표는 “‘진짜 지지는 숨었다’는 해석은 눈앞의 차가운 현실을 부정하는 마취제와 같다. 이는 위기의 신호를 무시하게 만들어 조직을 더 깊은 수렁으로 이끈다”고 경고했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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