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쪽 쇄신안’에 박수 친 단체장…진심? 눈치?
오세훈·박형준, 장동혁 쇄신안에 의외 호평
지방선거 앞두고 “지도부 입김 의식한 계산”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의 쇄신안을 놓고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국민의힘 소속 오세훈 서울시장과 박형준 부산시장은 호평을 내놓아 주목된다. 장 대표와 정치적 입장차를 보여온 두 시장이 의외의 호평을 한 데 대해 지방선거 공천과 연관 지은 해석이 나온다.
오 시장은 7일 장 대표의 쇄신안 발표가 끝나자마자 SNS를 통해 “당 대표께서 잘못된 과거를 단호히 끊어내고, 국민 눈높이에 맞는 변화를 시작하겠다고 선언한 데 대해 적극 환영한다”고 밝혔다. 오 시장은 지난 1일 “기다릴 만큼 기다렸고 참을 만큼 참았다”며 장 대표에게 날을 세웠지만, 이날은 180도 달아진 태도를 보였다. 박 시장도 이날 SNS에서 “장 대표의 쇄신안을 환영한다” “장 대표의 고심어린 결단에 박수를 보낸다”고 밝혔다. 박 시장도 그동안 장 대표를 향해 ‘계엄 사과’를 요구하면서 냉기류를 형성해왔지만, 이날은 분위기가 달라졌다.
장 대표와 정치적 입장차를 보여 왔던 두 시장이 이날 “환영한다” “박수를 보낸다”는 반응을 보인 것을 두고 당내에서는 “공천을 앞둔 두 시장의 현실이 반영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두 시장이 공천 시스템보다 당 지도부의 ‘입김’이 더 강하게 작용하는 공천 현실을 의식해 쇄신안에 합격점을 준 것 아니냐는 해석이다. 혁신파로 분류되는 ‘미래와 연대’ 관계자는 “(두 시장이) 공천 과정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으려면 장 대표쪽 심기를 건드리지 않는 게 중요하다는 판단을 했을 것이다. 씁쓸하지만 이게 우리 당의 현실”이라고 말했다.
장 대표측에서는 그동안 지방선거 경선 규칙을 ‘당심 70%+민심 30%’로 바꾸는 안을 검토해왔다. 당심 비율을 높이면 오 시장과 박 시장에게는 불리하다는 관측이 나왔다. 다만 장 대표는 이날 “경선을 원칙으로 하되 이기는 선거가 되도록 지역과 대상에 따라 당심 반영 비율에 차등을 두겠다”고 말했다. ‘경선 원칙’과 ‘당심 차등 반영’을 약속한 것. 두 시장에게는 희소식으로 받아들여질 만했다.
다만 여전히 두 시장이 공천을 안심할 상황은 아니라는 관측도 나온다. 장 대표는 이날 “전략 지역의 경우, 공개 오디션을 통해 후보를 선출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일부 지역은 경선 대신 공개 오디션으로 후보를 뽑겠다는 것이다. 현직 단체장의 ‘기득권’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로도 읽힌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