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불황에도 고객만족도 높아져

2026-01-08 13:00:45 게재

2년 만에 반등 … 1위 변동 업종 10개, 공동 1위 19개

고물가·고금리가 이어지며 국내외 경기상황이 어려웠지만 그 가운데서도 국내 기업들의 고객만족도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도 기업들이 고객경험 개선과 서비스품질 제고에 집중하면서 소비자들의 평가가 회복됐다는 분석이다.

한국생산성본부와 미국 미시간대가 공동 주관하고 산업통상부가 후원한 ‘2025년 국가고객만족도'(NCSI)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5년 NCSI는 78.2점으로 전년(78.0점) 대비 0.2점(0.3%) 상승했다. NCSI는 2010년 이후 장기간 상승세를 보이다가 2023년부터 소폭 하락했으나 올해 다시 반등하며 회복 흐름을 보였다.

조사는 국내 88개 업종, 335개 기업·대학·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고물가와 고금리, 글로벌 경기 둔화 등 대내외 여건이 녹록지 않았음에도 기업들이 고객만족 경영을 지속적으로 추진한 점이 제품과 서비스 전반의 만족도 상승으로 이어졌다.

이번 조사에서는 고객의 선택을 둘러싼 경쟁이 한층 치열해졌다는 점도 두드러졌다. 전년대비 1위 기업이 바뀐 업종이 10개였고, 공동 1위인업종도 19개에 달했다.

이는 단일 기업이 독주하기보다 다수 기업이 엎치락뒤치락하며 고객 만족도 경쟁을 벌이고 있음을 보여준다.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경쟁이 얼마나 치열했는지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상위권 기업의 고객만족도가 상향 평준화되면서 차별화된 고객 가치 제시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조사 주관 기관들은 높아진 고객 기대 수준에 대응하기 위해 단기 성과보다는 장기적인 고객 중심 경영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업종별 흐름을 보면 회복조짐은 더 분명하다. 전년과 비교가 가능한 78개 업종 가운데 고객만족도가 상승한 업종은 27개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도 8개 업종에 비해 세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반면 19개 업종은 정체, 32개 업종은 하락했다. 올해 조사 대상에는 가스보일러, 가전구독, 도시가스, 모빌리티 플랫폼 등 10개 업종이 새로 포함됐다.

조사대상 88개 업종 중 10개 업종은 NCSI 조사에 새로 편입됐다. 경제 부문별로는 15개부문 중 6개가 상승했고 8개는 하락했다. 가장 큰 상승률을 기록한 부문은 보건업 및 사회복지 서비스업과 건설업으로 각각 1.0점, 0.9점 상승했다. 비내구재 제조업, 교육 서비스업, 정보통신업, 내구재 제조업도 모두 전년대비 개선됐다.

병원과 아파트 업종은 환자 경험 개선, 인공지능(AI) 기반 주거 시스템 강화 등 구체적인 서비스 혁신 노력이 점수 상승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반면 전기·가스·증기 및 공기조절 공급업은 신규 편입된 도시가스 업종의 낮은 평가 영향으로 가장 큰 하락 폭을 기록했다.

업종별 점수 분포는 최고 83점에서 최저 65점까지로, 최고·최저 격차는 18점에 달했다.전년보다 격차가 9점 확대됐다.

병원과 전자제품 AS 업종이 83점으로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았고, 대형승용차 백화점 스마트폰 등도 81점의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병원은 환자경험 기능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으며, 아파트 업종은 AI를 활용한 첨단 주거 기술과 시스템을 계속 강화하고 있다.

반면 상조서비스, 보험대리점(GA), 도시가스 등 신규 조사 업종은 70점 이하로 나타나 고객만족 개선이 시급한 업종으로 분류됐다.

한편 조사결과 고객만족도가 높은 업종일수록 고객유지율도 높은 경향이 뚜렷했다. 이는 만족도가 우량 고객 유지로 이어지고, 장기적인 성장 가능성을 높이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특히 전자제품 AS 업종은 고객만족도와 고객유지율 모두에서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았다. AI를 활용해 고객이 비용과 시간을 절약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마련하고, 주말 케어 센터 예약 서비스를 평일로 확대 운영했다. 이러한 고객의 이용 편의성을 제고하는 시스템적인 노력이 고객만족도와 고객유지율에서 가장 높은 평가를 이끌어 낸 것으로 풀이된다.

전력공급, 도시철도 등의 업종은 고객만족도 대비 상대적으로 높은 고객유지율을 보인다. 이들 업종에서 고객만족도 대비 고객유지율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난 이유는 필수재 성격을 띄고 있는 업종의 특수성 때문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경기 불황 속에서도 고객의 기대를 충족시키기 위한 기업들의 경쟁은 오히려 치열해졌다. 올해 NCSI 반등은 불확실한 환경에서도 고객 중심 경영이 기업 경쟁력의 핵심임을 다시 한 번 보여주고 있다.

반대로 증권 위탁매매, 증권 금융상품매매의 경우 고객만족도 대비 비교적 낮은 고객유지율을 보인 대표 업종으로 나타났다. 상조서비스와 보험대리점(GA)은 타 업종 대비 상대적으로 고객만족도와 고객유지율이 모두 낮게 나타났다.

한국생산성본부가 고객만족경영의 최소한의 기준으로 삼고 있는 70(고객만족도)-70(고객유지율)선 이하로 나타나 고객만족 개선 노력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재호 기자 jhle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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