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행정부, 그린란드 ‘거래 카드’ 전방위 검토
희토류·에너지 투자부터
섬 매입·현금 제공까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그린란드 장악 구상에 따라 미 행정부가 군사 행동 대신 각종 거래 방안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전방위 검토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희토류·에너지 개발부터 섬 매입, 주민 대상 현금 제공까지 다양한 선택지가 동시에 논의되고 있다.
8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 정부 관계자들은 최근 그린란드에서 미국의 존재감을 확대할 수 있는 경제적 거래 방안을 집중적으로 살펴보고 있다. 검토 대상에는 희토류 광물 채굴 프로젝트와 수력발전 사업 등이 포함돼 있으며, 중국과 러시아가 북극권 자원과 항로에서 영향력을 키우는 상황을 의식한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사안에 정통한 인사들은 관련 사업들이 대규모 투자와 시간이 필요한 만큼, 단기간 성과를 선호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기대를 충족시키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전했다.
미 행정부는 제도적·정치적 거래 방안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블룸버그는 백악관이 그린란드를 직접 매입하는 방안과 함께, 태평양 도서국과 미국이 맺은 자유연합협정(COFA)과 유사한 협정 모델도 검토 대상으로 올려놓고 있다고 전했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대통령의 팀은 현재 잠재적인 매입이 어떤 형태가 될 수 있을지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더해, 그린란드 주민을 상대로 한 ‘현금 제공’ 구상도 검토된 사실이 드러났다.
이날 로이터통신은 트럼프 행정부가 그린란드 주민 약 5만7000명에게 1인당 1만~10만달러(약 1454만원~1억4540만원)를 일시금으로 지급하는 방안을 논의해왔다고 보도했다. 덴마크로부터의 분리와 미국 편입에 우호적인 여론을 조성하기 위한 방안으로 해석된다. 구체적인 액수와 방식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백악관 참모들을 포함한 미측 당국자들이 실제로 논의 테이블에 올렸던 선택지 중 하나로 전해졌다.
공화당 내부에서는 군사적 수단에는 신중론이 우세하다. 상원 군사위원회 위원장인 로저 위커 의원은 7일 기자들에게 “그린란드에서 군사 작전 계획은 없다”면서 덴마크와의 합의 없는 접근은 현실성이 낮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덴마크 정부 역시 영토 양도에는 강하게 반대하면서도, 미국의 군사·경제적 존재 확대에는 일정 부분 여지를 남겨두고 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그린란드 구상이 단일한 해법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라, 복수의 거래 카드를 동시에 흔들며 협상력을 극대화하려는 전략에 가깝다고 보고 있다. 북극 안보와 자원 경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이 같은 거래 중심 접근이 실제 성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상범 기자 clay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