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선위 금호고속 회계제재, 법원 “정당”
“계열사 자금조달 거래, 지배력 확보 목적”
금호고속의 회계기준 위반을 이유로 한 증권선물위원회의 제재처분이 법원에서 정당하다고 판단됐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합의14부(이상덕 부장판사)는 금호고속과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등이 증선위를 상대로 제기한 증권발행제한 등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그룹계열사 거래들이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 내에서 지배력 회복 및 유지를 위한 자금 조달 목적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판단했다. 특히 자산담보부기업어음(ABCP) 인수 거래에 대해 “외형상 금융상품 투자 구조를 취하고 있으나, 거래 구조와 자금 흐름을 종합하면 특수관계자에 대한 자금 대여와 동일한 경제적 실질을 가진다”고 판단했다. 이어 “금호고속 등 계열회사들은 자금의 사용 목적이나 투자의 필요성, 적정성에 관해 제대로 된 검토 없이 지시에 따라 자금을 제공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에 대한 판단도 마찬가지였다. 재판부는 “신주인수권의 행사가액이 당시 주식 가치보다 현저히 높게 설정돼 있었다”며 “기내식 공급계약과 연계돼 거래가 이뤄진 점을 들어 신주인수권에 독자적인 경제적 가치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문제 된 거래 규모가 수천억원에 이르고, 지배력 회복이라는 목적 아래 계열사 자금이 활용된 점을 고려하면 중한 제재가 불합리하다고 할 수 없다”며 “재량권을 일탈·남용했다고 볼 수 없다” 고 판시했다.
앞서 증선위는 2024년 3월 금호고속 등 7개 회사 등에 제재를 의결했다. 증선위는 2015년 당시 금호터미널이 박삼구 전 회장이 지분 100%를 보유한 금호기업에 2600억원을 대여하고도 이를 특수관계자 거래로 주석에 기재하지 않았다고 의심했다. 또 2017년 게이트그룹에 발행한 1600억원 규모의 BW 금액과 실제 사채 금액의 차이를 정상적인 손익으로 인식하지 않고, 이를 자본잉여금으로 처리해 신주인수권 대가를 과대계상했다고 판단했다.
이에 증선위는 금호고속에 신주발행 제한 12개월, 감사인 지정 3년, 대표이사 해임 권고, 검찰 통보 등의 제재처분을 했다.
한편 이 판결에 불복한 금호고속측의 항소 사건은 서울고등법원 행정3부(윤강열 부장판사)에 배당됐으며, 변론기일은 아직 지정되지 않았다.
서원호 기자 os@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