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지도부 재편, ‘당청 협력’으로 돌파구 찾나

2026-01-12 13:00:01 게재

정청래 체제 힘 싣기 vs 견제 표심 …‘당청 협력’ 시험대

한병도 “당정청 가교” … 공천헌금 의혹·특검 처리 관문

더불어민주당이 보궐선거로 당 지도부 인적 구성을 대대적으로 개편한 것을 놓고 정청래 대표 체제 안정화와 ‘당청 협력’ 강화를 꾀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한병도 신임 원내대표는 ‘당정청 가교 역할’을 자임하며 “유능한 집권 여당의 모습을 보여드리고 당당하게 승리하겠다”고 강조했다. 개혁 입법과 민생 과제 성과를 앞세워 6.3 지방선거를 준비하겠다는 구상이다. 김병기 의원이 연루된 공천헌금 의혹에 대한 대응이 새 지도부 안착의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최고위에서 발언하는 정청래 대표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1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황광모 기자

민주당은 12일 지도부 개편 후 첫 최고위를 열었다. 정청래 대표는 “당원주권시대를 신속하게 열겠다”면서 “1인1표제를 즉시 재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 체제에 힘이 실린 최고위원 보궐선거 분위기를 이어가 리더십을 공고하게 다지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한병도 원내대표는 “원내는 입법으로 할 일을 즉시 하겠다”면서 2차 종합특검법·사면법 개정 등을 강조했다. 한 원내대표는 이어 “이재명정부 성공을 위해 법과 제도 예산으로 지원하겠다”면서 “국정과제 상황판을 만들어 당정청의 24시간 핫라인 체제를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정 대표 체제 안정화 … 견제론 동시 표출 = 11일 진행된 최고위원·원내대표 보궐선거 결과는 정 대표 리더십에 힘이 실리는 결과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정 대표와 가까운 이성윤·문정복 의원이 최고위에 합류했다. 당권파로 분류되는

이들은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의 조속한 처리를 요구해 왔다. 3명을 선출하는 선거에 당권-비당권파가 2대2로 경쟁했고, 권리당원 표심이 당권파 쪽에 힘을 실었다는 평가다. 민주당 관계자는 “정 대표 체제에 힘을 싣고 내란 청산과 민생 회복 과제를 속도감 있게 추진해야 한다는 당원들의 의지가 모인 것으로 봐야 한다”면서 “이성윤 의원이 당원 표심에서 가장 많은 득표로 최고위에 합류한 것이 상징적”이라고 밝혔다.

다만 정 대표 리더십에 대한 견제 심리도 동시에 표출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고위원 보선 1위로 비당권파인 강득구 의원이 합류한 것이 당내 견제 목소리를 대변한 것으로 관측된다. 강 의원은 중앙위원과 당원의 고른 지지로 2위인 이성윤 의원과 6%p 차로 앞서며 1위를 차지했다. 비당권파가 1인1표제를 두고 정 대표의 ‘자기 정치’라며 공격했던 것과 무관하지 않다. 강 의원이 당내 비당권파 지도부 등과 함께 ‘레드팀’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병도 원내대표 선출을 놓고도 정 대표 체제에 대한 지원과 견제심리가 동시에 작동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소통에 능한 한 원내대표를 통해 정 대표의 독주를 견제해 달라는 의원들의 표심이 반영된 결과라는 것이다. 한 재선의원은 “한 원내대표가 확실한 ‘친명’ 인사를 통해 당청 협력 및 원내 대응 전략을 수립할 것”이라면서 “당청 협력의 강도가 훨씬 높아져야 한다는 당내 여론이 반영된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대표시절 비서실장을 지낸 천준호 의원이 원내운영수석으로 한 원내대표와 호흡을 맞추게 된 배경이다. 한 원내대표는 이와 관련 “쟁점은 사전 조율하고 미리 계산할 것”이라며 “과정 관리가 정확하면 민생성과도 속도전으로 이뤄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공천헌금 의혹·김병기 거취 1차 시험대 = 지도부 개편 후 민주당은 본격적인 지방선거 준비에 돌입할 계획이다. 설 전까지 종합특검을 비롯해 쟁점 현안에 대한 마무리와 더불어 지방선거 공천작업에 돌입한다는 계산이다. 개혁입법과 민생과제를 동시에 추진하는데 강성지지층 등 여당 지지 동력을 유지하면서 여론 지지세를 확장해 갈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우선 15일로 예정된 국회 본회의에서 2차 종합특검을 추진하는 등 개혁입법 과제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

정청래 대표가 새해 1호 법안으로 천명한 2차 종합 특검법안을 15일 본회의에서 처리할 방침인 가운데 법 왜곡죄 신설, 재판소원 도입, 대법관 증원 등 이른바 사법개혁 법안의 ‘설 연휴 전 처리’ 방침을 세웠다. 이와 관련 한병도 원내대표는 12일 내일신문과 통화에서 “야당과 열린 자세로 대화와 타협에 나서겠다”면서도 “내란 옹호, 민생을 발목 잡는 정쟁은 단호히 끊어내겠다”고 강조했다. 제2 종합특검은 15일 본회의에서 처리할 것이라는 뜻도 분명히 했다. 지지층과 여론 사이의 ‘균형과 조화’를 주문한 것과 관련해 당정청의 사전논의 등 협력을 통해 ‘민주당이 밀어붙인다’는 인상을 최대한 줄이는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사전 절차를 통해 차이를 최대한 조율해 발표하는 게 능력”이라고 강조했다. 이른바 ‘당정청 엇박자’ 논란이 불거지지 않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김병기 전 원내대표 거취를 둘러싼 해법을 제시할 수 있을지가 새 지도부의 최대 시험대로 꼽힌다.

그는 12일 윤리심판원 판단에 앞서 당 지도부로부터 사실상 탈당을 요구받은 김병기 의원에 대한 처분을 두고는 말을 아꼈다. 한 원내대표는 “김 의원이 12일 윤리심판원에 가서 직접 소명하겠다는 입장으로 알고 있다”면서 “윤리감찰단에서 상당한 조사가 이뤄진 것으로 알고 있다. 오늘 결론이 나오면 당 지도부 차원의 추가적 논의가 이뤄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미 지도부 입장이 전달된 만큼 윤리심판원의 결정을 기다리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공천헌금’ 의혹과 관련한 당 전수조사 방안에 대해선 서울시당 외에 “다른 시도당에도 문제가 있는지 당이 파악하고 조사해볼 필요가 있지 않겠느냐”고 했다. 다만 국민의힘이 요구하는 ‘공천헌금’ 특검에 대해선 경찰 수사가 진행되는 점을 고려해 수사를 우선 지켜보겠다고 했다.

이명환 기자 mha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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