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등록 특허 국내 사용시 과세대상”

2026-01-12 13:00:09 게재

1·2심 미국법인 승소…대법 파기환송

“사용지 기준 국내원천소득 판단해야”

해외에만 등록된 특허 기술이 국내에서 사용됐다면 특허 사용료에 대한 세금을 내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지난해 9월 내놓은 판례에 따른 것이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최근 미국 법인인 옵토도트 코퍼레이션이 기흥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경정 거부처분 취소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수원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다.

미국의 배터리 기술 보유 스타트업인 옵토도트는 2017년 7월 삼성 SDI와 20개 특허권의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이중 1개는 국내 특허권이고 나머지 19개는 미국 등록 특허권이었다. 삼성SDI는 이 기술을 활용해 국내에서 배터리 등을 설계·제조했고, 그 대가로 옵토도트에게 295만달러(당시 환율 기준 33억3610만원)을 사용료로 지급했다. 이는 법인세 약 5억원을 원천징수한 금액이었다.

옵토도트는 이중 국외 등록 특허 사용료에 대한 법인세 약 4억7500만원을 환급해달라며 기흥세무서장을 상대로 경정 청구를 했고, 세무서에서 거부하자 취소 소송을 냈다. 이는 미국에 등록된 특허권을 사용한 것이므로 한국에서는 납세 대상이 아니라는 취지다.

재판에서는 ‘특허의 사용지’를 판단할 때 특허권 등록지를 기준으로 해야 하는지, 혹은 특허기술이 실제 사용된 장소를 기준으로 해야 하는지가 쟁점이 됐다.

1·2심 재판부는 원고 손을 들어줬다. 1심 재판부는 “사용료 소득은 해당 재산이 사용된 국가에 원천을 둔 소득으로 보아야 하고, 이 사건 특허는 국내에 등록되지 않았으므로 국내에서 사용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봤다.

2심 역시 1심을 유지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조세 조약은 문언에 따라 엄격하게 해석돼야 한다”며 “국외에 등록된 특허가 국내에서 활용됐다는 것만으로 국내원천소득으로 해석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과세 당국 승소 취지로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외국 등록 특허라도 국내 제조·판매 과정에서 사용됐다면 국내원천소득에 해당한다는 취지다.

대법원은 “한미조세협약에 따른 사용지를 확정하려면 ‘사용’의 의미를 명확히 해야 한다”면서 “그런데 협약은 이를 별도로 정의하고 있지 않아 조세가 결정되는 체약국인 우리나라 법에 따라 해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국내 법인세법과 대법원 판례를 근거로 실제 해당 특허 기술의 국내 실사용 여부를 다시 심리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앞서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지난해 9월 SK하이닉스가 낸 소송을 파기하면서 “국내 미등록 특허권의 특허 기술이 국내에서 사용되었다면 그 대가인 사용료 소득은 국내 원천소득에 해당한다”고 판시한 바 있다.

김선일 기자 si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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