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푸드, 해외시장 확대에 속도 높인다

2026-01-13 13:00:01 게재

수출 150억달러 목표 … 현지 생산·맞춤 전략으로 한류식품 질적 확장 노린다

2026년 국내 식품업계가 ‘해외시장 확대’를 올해 경영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경기 침체 등 내수 악조건 속에서 수출과 글로벌 매출이 생존의 핵심 축으로 떠오른 가운데, 대기업부터 중견 식품·프랜차이즈 업체까지 해외 공략 전략을 전면 재정비하고 있다. 지난해 K푸드 수출은 라면 김치 등 전통 강세 품목을 중심으로 기록적 증가세를 보였다. 올해 정부·업계는 수출 목표를 150억달러로 설정하며 공격적 확장을 가속화한다.

13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K푸드 대표 기업으로서 현지 맞춤형 생산·판매 전략을 핵심 축으로 삼는다. 특히 미국 유럽 동남아 등 주요시장에서 현지 생산기지 확대로 물류비 절감과 신선도 확보에 초점을 맞춘다. 헝가리 부다페스트 인근 공장 가동과 함께 태국 최대 유통체인 CP엑스트라와 협력을 통해 비비고 만두·소스류를 주요 유통망에 안정적으로 진입시키는 전략을 추진 중이다.

CJ제일제당 글로벌 판매 제품들. 사진 CJ제일제당 제공

CP엑스트라는 태국 현지 대형 창고형 할인점 체인인 ‘마크로’와 슈퍼마켓 체인 ‘로터스’를 운영하고 있는데 두 체인 매장 수를 합치면 2700개가 넘는다.

CJ제일제당은 협력을 통해 태국 내 주력 제품인 ‘비비고 볶음면’과 ‘김치’ 외에도 ‘비비고 만두’ ‘K스트리트 푸드’ ‘K소스’ 등 다양한 제품군의 입점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식당 카페 등 B2B(기업간 거래) 고객 비중이 높은 마크로와 함께 대용량·B2B 제품군을 적극 육성하고, 공동 마케팅·프로모션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이어갈 예정이다.

CP엑스트라는 비비고 제품력과 글로벌 브랜드 파워를 활용, 마크로와 로터스 내 K푸드 분야를 대폭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양사는 향후 CP그룹이 진출해 있는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 인근 동남아 국가로 협력을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소비자 기호에 맞춘 제품 라인업 확대를 통해 단순 수출에서 현지 시장 점유로 전환하는 것이 올해 핵심 과제다.

◆현지 법인 강화 = 농심은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여온 라면 수출을 기반으로 핵심시장 다변화를 추진한다. 글로벌 라면 수요 확대에 발맞춰 미국·유럽 등에 법인 설립과 더불어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있다. 특히 스낵 사업을 두 번째 성장 동력으로 육성, 다양한 신제품 라인업으로 해외 유통 채널 확대에 나선다. 글로벌 스낵시장이 라면을 웃도는 규모를 가진 만큼, 농심 듀얼코어전략은 장기적 성장 기반 마련을 위한 포석으로 평가된다.

오뚜기와 삼양식품 등 중견 식품사들은 각각의 강점을 활용해 해외 전략을 구체화한다. 오뚜기는 고추장·카레 소스 등 조미식품의 현지화 및 글로벌 유통 입점에 집중하는 전략을 세웠다.

삼양식품은 ‘불닭볶음면’ 시리즈가 개척한 시장을 기반으로, 상표권 보호와 브랜드 관리를 함께 강화하면서 현지 유통·브랜드 전략을 정교화하고 있다. 특히 K브랜드를 노린 해외 상표권 침해 사례가 증가하는 만큼, 법적 대응과 글로벌 IP 전략도 병행하고 있다.

김정수 삼양식품 부회장은 9일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열린 경제성장전략 국민보고회에서 상표권 침해 문제를 직접 언급하며 현장의 어려움을 전했다.

이날 김 부회장은 “삼양식품은 전 세계 88개국에 상표권 등록을 하고 있지만 현재 27개국에서 분쟁이 진행 중”이라며 “우리 K브랜드를 어떻게 보호하느냐가 점점 더 중요한 과제로 다가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정부도 국내 식품사 해외에서 상표권 보호에 적극 관심을 가지겠다고 해 해외서 K푸드 힘은 더울 실릴 것으로 보인다.

파리바게뜨는 지난달 글로벌 700호점인 영국 런던 웨스트필드점을 열었다. 사진 SPC그룹 제공

◆K프랜차이즈도 해외진출 = 빙그레 등 유제품·스낵업체들도 해외 공략에 속도를 낸다. 빙그레는 미국시장에서 주요 유통채널 입점과 현지 소비자 맞춤 제품개발을 통한 시장점유율 확대에 주력한다. 특히 미국 내 한국산 아이스크림 점유율 확대와 문화 콘텐츠 연계를 통한 브랜딩 전략이 눈길을 끈다. 유럽 등 신시장에서도 현지 소비자 수요가 높은 프리미엄 전략을 취하며 K푸드의 고급화 방향성을 모색하고 있다.

프랜차이즈 식품·외식 브랜드도 해외 물류 중심 전략을 넘어 현지 운영 기반 확대에 주력한다. 파리바게뜨는 2004년부터 해외 사업에 나서 21년 간 미국 캐나다 프랑스 영국 중국 싱가포르 베트남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캄보디아 몽골 등 총 15개국에 진출해 700개의 글로벌 매장을 열었다. 2014년 국내 베이커리 업계 최초로 빵의 본고장 프랑스 파리에 매장을 열어 화제가 됐다. 2022년 영국 런던에 진출하며 유럽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편의점 브랜드 CU는 동남아·중앙아시아를 넘어 미국 하와이 진출을 확정하며 글로벌 네트워크 확장을 가속한다. 현지 점포를 통해 한국 대표 상품(K푸드) 전진기지 역할을 수행하는 한편, 지역 특성에 맞춘 맞춤 서비스를 제공해 현지 고객 접점을 강화한다.

전통적인 식품 제조업 외에 호텔·서비스업계에서도 K푸드 포트폴리오 수출에 뛰어들고 있다. 롯데·조선호텔 등 국내 대형 호텔은 자체 개발 김치·전통식품을 미국·아시아 시장으로 수출 확대하며 K푸드의 프리미엄화를 꾀한다. 일반 산업 영역을 넘어 K푸드가 문화·관광 콘텐츠로서 확산되는 흐름을 반영한다.

CJ제일제당 글로벌 판매 제품들. 사진 CJ제일제당 제공

◆K푸드 해외진출 원년으로 = 정부 및 유관기관도 2026년을 K푸드 해외 진출 확장 원년으로 선언했다. 국가식품클러스터진흥원은 인공지능 기반 기업 지원과 글로벌 전진 기지 구축을 전략방향으로 제시했다. 해외 인증·규제 대응 지원사업을 신설하는 등 수출 경쟁력 강화 인프라 구축에 나섰다. 또 범부처 공동 협력으로 K푸드 수출 확대를 위한 광범위한 중장기 전략이 마련돼, 기업들의 해외 진출 리스크를 낮추는 체계적 지원이 추진된다.

2026년 국내 식품산업은 단순 수출 확대를 넘어 현지 생산·판매·브랜딩 강화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의 지속적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수출 목표는 150억달러, 장기적으로는 2030년 200억달러대 진입을 목표로 한다는 정부 계획도 추진되고 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해외 한류 문화와 결합한 K푸드 정체성을 활용하는 동시에 지속가능한 공급망 구축과 규제 대응 역량 강화가 과제로 꼽힌다”고 말했다.

정석용 기자 sy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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