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새해에도 글로벌 '광폭 행보'

2026-01-14 13:00:02 게재

중국 미국 인도 4~13일 방문 강행군 … AI 로보틱스 수소 모빌리티 직접 챙겨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2026년 새해 시작과 동시에 중국 미국 인도를 잇는 숨 가쁜 글로벌 현장경영을 소화했다.

인공지능(AI) 로보틱스 수소 모빌리티 등 미래 핵심기술 트렌드를 직접 점검하고, 글로벌 빅테크 경영진들과 연쇄 회동을 통해 지속가능 전략을 구체화하기 위한 행보였다. 정 회장은 4일부터 13일까지 열흘간 3개국을 방문했다.

정의선(왼쪽) 현대차그룹 회장이 현대차 인도 첸나이공장 임직원들과 함께 생산 라인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 현대차 제공

◆중국 배터리·수소 협력으로 재도약 발판 마련 = 순방의 첫 기착지는 중국이었다. 정의선 회장은 4~5일 중국 베이징을 방문해 한·중 비즈니스포럼에 참석하고, 중국 주요 산업 지도자들과 전략적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세계 최대 배터리기업 CATL의 쩡위친 회장, 중국 최대 에너지기업 시노펙의 허우치쥔 회장, 기아 중국 합작 파트너인 위에다그룹 장나이웬 회장과 연쇄 회동을 갖고 배터리 수소 모빌리티 분야 협력 가능성을 폭넓게 살폈다.

현대차그룹은 중국내 수소사업 거점 HTWO 광저우를 통해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을 생산하고 있다. 또 현대차는 전용 전기차 ‘일렉시오’를 시작으로 2030년까지 중국 전기차를 6종으로 확대할 계획이며, 기아도 EV6를 시작으로 전기차 라인업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중국은 최근 몇 년간 현대차그룹에게 ‘고전의 땅’이었으나 정 회장의 방문을 통해 ‘친환경·고부가가치’ 중심의 재도약 나래를 펴고 있다.

◆미국서 젠슨 황 면담 등 빅테크와 맞손 = 이어 미국 라스베이거스로 건너간 정 회장은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6 현장을 찾았다. 그는 AI와 로보틱스 등 미래 기술 트렌드를 직접 확인하고, 글로벌 빅테크 경영진과 면담하며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특히 정 회장은 지난해 ‘깐부 회동’으로 회자된 젠슨 황 CEO와 3개월만에 공개 재회해 관심을 고조시켰다.

CES 현장에서는 현대차그룹의 로보틱스 경쟁력이 주목받았다. 보스턴다이나믹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가 공개됐고, 모빌리티 로봇 플랫폼 ‘모베드’는 로보틱스 분야 최고혁신상을 수상했다. 현대차그룹은 엔비디아와의 협력을 통해 차량 AI, 자율주행, 생산 효율화, 로보틱스 전반에서 피지컬 AI 경쟁력을 고도화한다는 방침이다.

정 회장은 보스턴 다이내믹스와 자율주행 합작법인 모셔널을 방문해 기술개발 현황도 직접 확인했다.

◆인도 진출 30주년 ‘인도 국민기업’으로 도약 선언 = 이어 세계 최대 인구 대국이자 포스트 차이나로 떠오른 인도를 찾았다. 정 회장은 12~13일 현대차 첸나이공장·푸네공장, 기아 아난타푸르공장 등 인도 내 생산 거점 3곳을 직접 돌며 현지 생산·판매현황 점검과 직원들을 격려했다.

세계 최대 인구를 보유한 인도는 평균 연령이 20대 후반에 불과한 고성장 시장이다. 현대차그룹은 1996년 인도 진출 이후 약 20%의 점유율로 현지 2위 자리를 지키고 있으며, 올해 진출 30주년을 맞아 ’홈브랜드‘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인도에서 △연간 150만대 생산체제 구축 △시장에 유연한 SUV 중심의 라인업 전략 △전동화 생태계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정의선 회장은 “현대차그룹은 30년간 인도 국민의 사랑으로 성장해 왔다”며 “인도 국민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또 다른 30년을 내다보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026년은 ‘퍼스트 무버’ 지위 확고히 하는 해 =정 회장의 이번 순방에서는 임직원과 그 가족을 세심하게 챙기는 ‘감성 경영’도 빛을 발했다. 인도 방문 중 정 회장은 현지 파견 직원 및 가족들과 식사를 함께하며 “현대차그룹이 타지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바탕에는 가족들의 헌신적인 뒷바라지가 있었다”며 한국 화장품을 선물하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정 회장이 새해 벽두부터 중국 미국 인도를 아우르는 광폭 행보를 보인 것은 2026년을 현대차그룹이 글로벌 모빌리티 시장의 ‘퍼스트 무버’(First Mover) 지위를 확고히 하는 해로 만들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명으로 보인다.

올해도 세계는 보호무역주의와 전기차 시장 불확실성 등 위험요인이 산적해 있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정 회장의 방문 성과를 바탕으로 AI 기반 자율주행, 수소 에너지 생태계, 인도의 전동화 전환 등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며, 초일류 기업으로의 도약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이재호 기자 jhle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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