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저성장 시대 “새 차 대신 고쳐 탄다”

2026-01-14 13:00:01 게재

미국 자동차 평균연령 12.6년

노후차 시대 애프터마켓 폭발

미국 자동차부품 애프터마켓(정비·교체) 시장이 고물가와 성장둔화가 맞물린 경제환경 속에서 새로운 성장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14일 코트라 디트로이트무역관에 따르면 2026년 미국경제는 물가 상승세가 둔화되는 면을 보이지만 고금리 기조가 유지되고 있다.

이에 소비자들의 지출 구조가 변화된 형태로 나타난다. 대형 지출이 필요한 차량 구매는 미루는 반면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은 차량 정비와 부품 교체에 수요가 집중되는 모습이다.

미국 소비자물가상승률(CPI)은 2026년 2.3~2.5%로 예상되며 ‘고강도 인플레이션 시대’가 진정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골드만삭스는 2026년 미국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가 2.4~2.8% 범위에서 완만히 하락할 것으로 전망하며, 물가 목표치(2%)에는 여전히 미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여기에 미국 중앙은행이 2026년말 기준금리를 3.4%대에서 쉽게 내리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도 더해지며, 물가 압력이 완전히 해소됐다고 보긴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저성장과 고물가가 병존하는 이른바 ‘약한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임금 상승률 역시 물가상승을 크게 웃돌지 못하면서 실질 구매력 개선은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이러한 환경은 자동차 보유기간 연장으로 이어지고 있다.

글로벌 M&A 투자은행인 링컨 인터내셔널에 따르면 2024년 미국 자동차 평균 연령은 12.6년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처럼 주행거리 증가와 노후 차량 확대는 정비와 부품교체 수요를 구조적으로 끌어올리는 핵심 요인이다. 브레이크 패드, 타이어, 엔진오일, 필터류 등 소모성 부품의 교체 주기가 단축되면서 정비 수요가 지속적으로 누적되고 있다.

미국 애프터마켓 시장은 단순한 부품 교체를 넘어 독자적인 산업 생태계를 형성하고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2024년 기준 미국 자동차부품 시장규모는 약 6470억달러로 추산되며, 이 중 애프터마켓은 약 2140억달러로 전체의 3분의 1에 이른다.

온라인 유통의 성장도 시장 확대를 가속하고 있다. 아마존과 락오토 등 플랫폼을 통한 전자상거래는 가격 비교와 신속한 배송을 가능하게 하며 애프터마켓 소비를 일상화했다.

코트라 디트로이트무역관은 “미국 완성차(OEM) 시장이 현지 조달요건 강화 등으로 진입장벽이 높아지는 반면 애프터마켓의 경우 품질·가격·납기 경쟁력을 갖추면 상대적으로 유연한 접근이 가능하다”고 평가했다

이어 “픽업트럭과 대형 SUV 비중이 높은 미국 시장 특성상 브레이크, 서스펜션, 구동계 등 내구성과 성능을 요구하는 부품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며 “교체 주기가 짧고 성능 업그레이드 수요가 동반되는 품목은 한국 기업이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는 영역”이라고 제언했다.

이재호 기자 jhle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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