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버스 파업협상 장기화 우려

2026-01-14 13:00:18 게재

승용차 폭증하고 지하철은 전쟁터

14일 조정회의 … 결렬 시 교통대란

서울 시내버스 파업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14일 내일신문 취재에 따르면 서울 버스 노사는 12일 새벽 임단협이 결렬된 이후 추가 협상 계획을 잡지 못하고 있다. 2년전 파업 당시는 반나절만에 협상이 타결돼 버스 운행이 속개됐다. 하지만 노조는 물론 사측과 서울시 입장이 강경 기조로 흐르면서 물밑 협상조차 어려운 상황이다.

그사이 시민 불편은 가중되고 있다. 이틀째 버스 없는 출근길에 나선 시민들은 큰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지하철은 전쟁터로 변했다. 이용객으로 가득차 추가 승객을 싣지 못하고 출발하는 열차가 속출하고 있고 특히 인파가 몰리는 환승역에서 넘어짐 사고가 우려된다는 시민 제보가 잇따르고 있다.

파업 첫날 지옥철을 경험한 시민들이 승용차를 끌고 나오면서 도로 혼잡도도 폭증했다. 승용차가 급증하자 서울시는 버스전용차로 운영을 임시로 중단했다. 시내 69.8㎞ 전 구간에 일반 승용차가 다닐 수 있다. 파업이 끝날 때까지 한시적이다.

서울 시내버스 노동조합이 무기한 전면파업에 돌입한 13일 서울 한 버스공영차고지에 서울 시내 버스들이 주차돼 있다. 연합뉴스

서울 버스파업은 주변 경기도 시·군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서울로 출퇴근 하는 시민들이 많기 때문이다. 인접한 경기 남양주시 등은 긴급 수송 조치를 시행 중이다. 마을버스 노선에 예비 차량을 추가 투입하고 전세버스도 운영하기로 했다.

◆시-회사-노조, 3자 만족할 합의안 나와야 = 서울시는 비상 대응 모드에 돌입했다. 파업 첫날인 13일 밤 9시 에 시장 주재 비상대책회의를 열어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출퇴근 시간대 지하철 배차를 늘리고 평소보다 운행시간을 2시간 더 늘리기로 했다.

전세버스는 86대를 추가 투입하기로 했다. 상공회의소, 여성기업연합회 등 경제단체에 협조를 요청해 회원사들의 출근시간 조정을 독려하고 있다. 시가 전날보다 강도 높은 비상 대응에 나선 것은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후폭풍이 거셀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비상수송대책을 가동 중이지만 이미 출퇴근 시간대 도로와 지하철이 포화 상태에 이르렀고 파업으로 인한 시민들 불편 체감도도 급상승하고 있다. 이대로 버스 운행 중단이 계속될 경우 노조는 물론 중재역할에 나서야할 서울시도 파업 장기화 책임 공방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배경이다.

시 안팎에선 오늘이 파업 장기화의 고비라는 관측이 나온다. 서울 지방노동위원회는 추가 협상 일정을 잡지 못하는 노사에 대해 사후 조정회의 방침을 내려 서로 대면할 자리를 만들었다.

관계자들은 14일 오후 3시로 예정된 조정회의가 이번 파업 최대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노사 대표가 참석하는 이 자리에서도 협상이 타결되지 않을 경우, 당초 예상과 달리 버스파업이 장기화 국면으로 갈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문제는 노조는 물론 서울시와 버스 회사 간 의견에도 차이가 있다는 점이다. 시민 불편 해소를 최우선에 두고 있는 서울시는 사측이 조금 양보를 하더라도 파업 상황을 조속히 끝내고 싶어한다. 하지만 사측은 무리한 노조측 주장을 수용할 경우 추가 재정 투입이 급증하는 것은 물론 나쁜 선례를 만들 수 있다는 부담을 안고 있다.

시 관계자는 “협상 주체는 회사와 노조이지만 준공영제 하에선 추가되는 재정 부담도 모두 서울시가 져야 하기 때문에 3자가 모두 합의하는 안이 만들어져야 한다”면서 “이 때문에 협상이 복잡하게 진행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파업에 참여한 서울 시내버스는 390개 노선 약 7300대다. 이 가운데 성남 안양 하남 등 12개 시·군을 오가는 경기도 버스(111개 노선·2500여대)도 영향권에 들어 있다.

서울시 버스 운행률은 평소 대비 8%수준이다. 시는 파업 종료때까지 버스 요금을 받지 않을 계획이다.

이제형 기자 brother@naeil.com

이제형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