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제명·윤석열 사형 구형…시험대 오른 장동혁호
보수, 한동훈 징계 놓고 찬반 대립 … 보수 균열 조짐
장 ‘윤과 절연’ 안했는데 사형 구형 … 중도확장 난항
‘한동훈 제명’을 놓고 보수진영이 찬반으로 갈리면서 장동혁호는 분열을 봉합해야 하는 과제를 떠안게 됐다. 장 대표가 ‘윤석열과의 절연’을 피한 상황에서 ‘윤석열 사형 구형’이 현실화되는 바람에 중도확장 과제는 더욱 어렵게 됐다.
지방선거를 앞둔 장동혁호가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다.
◆한, 징계 효력정지 가처분 예고 = 13일 심야에 단행된 ‘한동훈 제명’을 놓고 보수진영은 찬반으로 완전히 갈라진 모습이다. ‘윤석열 탄핵’을 놓고 찬탄파(탄핵 찬성)와 반탄파(탄핵 반대)로 분열됐던 장면의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반탄파였던 강성보수 진영에서는 “진작 제명했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민영 미디어대변인은 “한 전 대표의 가장 큰 잘못은 당무감사위, 윤리위 소명 절차에 성실히 임하고 잘못을 시인하는 게 아니라 말장난질로 언론 플레이나 하며 당의 명예를 실추시킨 것”이라며 “그만 정치권을 떠나 자중하며 살라”고 촉구했다.
찬탄파였던 친한계(한동훈)는 강하게 반발했다. 우재준 최고위원은 “당무감사위에서 조작된 부분을 제외하고 보면, 객관적으로 징계할 만한 사유는 존재하지 않는다”며 “한 대표를 제명한 이유는 결국 탄핵 찬성에 대한 보복”이라고 주장했다. 반탄파가 찬탄파인 한 전 대표에게 앙심을 품고 제명 징계를 강행했다는 판단이다.
한 전 대표는 징계 소식이 알려진 직후 SNS를 통해 “국민과 함께 민주주의를 지키겠다”는 짤막한 문장만 올렸다. 한 전 대표는 14일 법원에 징계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낼 것으로 전해졌다.
한 전 대표 제명 징계 파문은 자칫 돌이킬 수 없는 보수 분열로 치달을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지방선거를 앞둔 장 대표가 분열을 수습할 봉합 카드를 내놓을 수 있을지 주목되는 대목이다.
최재형 전 국민의힘 의원은 “당원게시판 문제에 한 전 대표의 잘못이 있다고 하더라도 제명할 사안은 아니다. 장 대표는 윤리위 제명 결정을 취소하고 한 전 대표도 당원게시판 관련 고소를 취하하라”며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고 충고했다.
◆중도층서 민주 48%, 국힘 16% = 한 전 대표 제명 징계 직전에 내려진 ‘윤석열 사형 구형’도 장 대표에게는 풀기 어려운 숙제로 보인다. 장 대표는 지난 7일 당 쇄신안을 발표하면서 계엄에 대한 사과 뜻을 밝혔지만, ‘윤석열과의 절연’에 대해선 입을 닫았다. 윤 전 대통령에 대해 여전히 우호적인 강성보수층을 의식한 행보로 읽혔다.
하지만 13일 특검이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기소된 윤 전 대통령에 대해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구형하면서 ‘윤석열과 절연’을 회피한 장 대표는 정치적으로 곤혹스런 입장에 몰리게 됐다.
지방선거 승부처로 꼽히는 중도층이 사형 구형을 받은 윤 전 대통령과 절연조차 하지 않은 국민의힘이 공천한 후보에게 표를 주기는 쉽지 않다는 관측 때문이다.
지방선거를 5개월 앞두고 실시된 여론조사(한국갤럽, 6~8일, 전화면접, 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3.1%p, 이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중도층은 더불어민주당 48%, 국민의힘 16%를 선택했다.
가뜩이나 중도층에서 열세인 국민의힘으로선 ‘윤석열 사형 구형’이 지방선거의 최대 악재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지방선거 승패에 명운이 걸린 장 대표로선 ‘윤석열 사형 구형’이란 악재를 뚫고 중도확장을 이끌어낼 획기적 카드를 내놔야할 처지가 됐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