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두환보다 엄정히 단죄”

2026-01-14 13:00:00 게재

조은석 내란 특검팀, ‘12.3 비상계엄은 반국가세력의 헌법 파괴 사건’ 규정

“국가·국민 충성 저버리고 권력 공유 탐욕 선택” 내란 가담 고위공직자 질타

“반국가세력에 의한 중대한 헌법 파괴 사건.”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팀은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구형하면서 그가 일으킨 12.3 비상계엄을 이렇게 규정했다. “단순한 권한 남용이나 위법한 국정 운영의 차원을 넘어, 장기 집권을 위해 헌법이 설계한 국가 작동 구조를 무력화하고 군사력과 경찰력에 의해 국가권력과 통치구조를 재편하려 한 내란 범행”이라는 게 특검의 판단이다.

윤 전 대통령측은 ‘반국가세력’ 척결을 위해 계엄을 선포했다고 주장해왔지만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과 계엄 가담자들을 반국가세력으로 봤다. “헌법 수호 및 국민의 자유 증진에 대한 책무를 저버리고 국가의 안전과 국민의 생존 및 자유를 직접적이고 본질적으로 침해”했다는 것. “그 목적과 수단, 실행양태에 비추어 볼 때 국가보안법이 규율 대상으로 하는 반국가활동의 성격을 갖는다”는 것이다.

특검팀이 윤 전 대통령에게 법정 최고형을 구형한 것은 이같은 판단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박억수 특검보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사회공동체의 존립과 안전을 근본적으로 해하는 범죄에 대해선 가장 극한 형벌로 대응한다”며 “대한민국 존립 자체를 위협한 내란 범행에 대한 엄정한 법적 책임 추궁은 헌정질서 수호와 형사사법 절차의 신뢰 및 정의 실현을 위한 최소한의 조치”라고 강조했다.

특검의 구형에는 다시는 내란과 같은 사태가 반복되어선 안된다는 의지가 담겼다.

박 특검보는 “5.17 군사 반란 등을 주도한 전두환, 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을 무기징역 등으로 단죄하면서 다시는 비상계엄을 수단으로 한 친위 쿠데타가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다”며 “하지만 전두환 노태우 세력 단죄의 역사가 있음에도 비상계엄을 수단으로 내란을 획책한 피고인을 비롯한 공직 엘리트들의 행태를 통해 국민은 비극적 역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다시금 전두환 노태우 세력에 대한 단죄보다 더 엄정한 단죄가 필요함을 실감하게 됐다”고 밝혔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이 저지른 범죄가 중대한 반면 참작할 만한 감경 사유는 전혀 없다고 봤다.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해 민주적 기본 질서와 국가의 존립을 위태롭게 하고 군·경의 정치적 중립성 침해, 사회 갈등과 국론분열 등 커다란 악영향을 끼쳐놓고도 진지한 성찰이나 반성, 책임인식을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박 특검보는 “대한민국은 사실상 사형 폐지 국가이지만 사형이 구형되고 선고되고 있다”며 “대한민국 형사사법에서 ‘사형’은 집행해 사형시킨다는 의미가 아니라 공동체 재판을 통해 범죄 대응 의지와 그에 대한 신뢰를 구현하는 것으로 기능한다”고 사형 구형의 의미를 설명했다.

특검팀은 내란에 가담한 고위공직자들에 대해서도 질타했다. 박 특검보는 “정부와 대통령실에서 공직을 맡았던 자들이 국가의 안전과 국민의 생명·자유가 중대하게 위협받는 상황에서 국가와 국민에 대한 충성을 저버리고 윤석열에 대한 충성과 그에 따른 권력 공유에 대한 탐욕을 선택했다”며 “그들이야말로 ‘반국가세력’으로 평가받아 마땅한 자들”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에 따라 “이번 재판을 통해 공직 엘리트들이 자행한 헌법 질서 파괴행위를 전두환 노태우 세력에 대한 단죄보다 더 엄정하게 단죄함으로써 대한민국이 형사사법시스템을 통해 스스로 헌정질서를 수호할 수 있음을 보여주어야 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특검팀은 이번 결심 공판에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에게는 무기징역을,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에게 징역 30년을 각각 구형했다. 또 조지호 전 경찰청장에겐 징역 20년, 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에게는 징역 15년을 각각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김용군 전 제3야전군사령부 헌병대장은 징역 10년, 목현태 전 서울경찰청 국회경비대장은 징역 12년, 윤승영 전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수사기획조정관은 징역 10년을 구형받았다.

이들에 대한 1심 선고는 다음달 19일 오후 3시에 열린다.

구본홍 기자 bhko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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