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주인 ‘전세보증’ 말 믿고 확인 안한 중개사에 법원 “6000만원 배상”

2026-01-14 17:20:10 게재

대한법률구조공단, 공인중개사 설명 의무 위반에 대한 손해배상 판결 이끌어

임차인 A씨는 공인중개사 B씨와 임대인 측 공인중개사 C씨의 중개로 임대차계약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전세보증금반환보증 가입여부를 수차례 문의했다. 이에 대해 공인중개사들은 보증서 등 자료를 확인하지 않은 채, 임대인의 말을 근거로 ‘가입돼 있다’고 설명했고, 해당 내용을 계약서 특약사항으로 기재했다.

A씨는 이를 신뢰해 임차기간 1년, 임대보증금 1억원의 임대차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계약 이후 A씨는 해당 주택이 경매에 넘어갈 수 있다는 소문을 접하고 확인한 결과, 실제로는 전세보증금반환보증에 가입돼 있지 않은 사실이 드러났다.

해당 공인중개사들은 중개대상물의 중요사항에 대한 허위 설명으로 의뢰인의 판단을 그르치게 한 점이 인정돼 각 벌금 100만원의 약식명령을 받았다. 그럼에도 자신들의 과실을 인정하지 않았다. 이에 A씨는 공인중개사들 및 한국공인중개사협회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고자 대한법률구조공단을 찾았다.

공단에 따르면 이 사건 쟁점은 공인중개사가 전세보증금반환보증 가입 여부를 확인·설명하지 않은 행위에 과실이 인정되는지 여부였다.

소송과정에서 피고 공인중개사들은 당시 관련 법령에 전세보증금반환보증에 대해 확인·설명의무가 명시적으로 규정돼 있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과실이 없다고 항변했다.

이에 대해 공단은 ‘공인중개사는 중개행위를 함에 있어 고의, 과실로 거래당사자에게 재산상 손해를 입히지 않도록 할 주의의무와 설명의무를 부담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A씨가 보증보험 가입 여부를 반복적으로 확인했음에도 임대인의 말만 그대로 전달한 행위는 중대한 주의의무 위반에 해당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공단은 공인중개사들이 공인중개사협회와 체결한 공제계약에 따라 협회 역시 손해배상 책임을 부담한다고 주장했다.

부산지방법원은 공단의 주장을 일부 받아들여 “공인중개사들은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를 위반했다”며 피고들이 공동으로 A씨에게 6000만원을 배상할 의무가 있다고 판결했다.

이번 소송을 진행한 공단 소속 곽승희 변호사는“이번 판결은 공인중개사의 위법한 중개행위에 대해 개별 공인중개사뿐 아니라 공제계약을 체결한 한국공인중개사협회에도 책임을 물을 수 있음을 명확히 한 사례”라고 설명했다.

김은광 기자 powerttp@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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